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올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금리 인하와 동결 가능성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계엄과 항공기 참사로 깊어진 내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선 금리를 내려야 할 필요성이 크지만, 미국의 경기 호조에 따른 한미 금리차 확대 우려로 동결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올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 기준금리는 3.00%로, 지난해 10·11월에 이어 금리 인하가 3연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에 12월 비상계엄, 탄핵으로 소비 심리까지 악화하면서 대내외 기관들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을 앞다퉈 낮추고 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으로 잠재성장률(2%)보다 낮은 1.8%를 제시했다. 또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요 IB 8곳은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평균 1.7%를 내다봤다. 경기만 생각하면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를 방어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상황을 보면 마음 놓고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 정책금리가 올해 상반기 현 수준인 4.25~4.50%로 유지될 확률을 67% 반영했다. 한 달 전엔 30%, 지난주까지만 해도 50% 수준이던 해당 확률이 급격히 상승했다.
고율 관세를 내세우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이 다가오는 데다, 지난해 12월 미국 고용 시장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옅어졌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며 원화 약세와 고환율 현상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금통위가 동결도 인하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갈림길에 선 셈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이나 인하 중 어떤 결정이 나와도 납득이 가능한 회의일 것이어서 만장일치 결정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표면적인 요소들만 보면 1월 인하가 자연스러운 결정이나, 금리를 3번 연속으로 인하해야 할 정도로 현재 경제가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는지는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다만 금통위가 1월 동결 결정을 내리더라도 국내 경기 여건을 고려하면 2월 인하 가능성이 커지므로 추가 금리 인하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훈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과거 참사 이후 내수 경기 부진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월 경제 전망에서 성장률 추가 하향 조정을 예상한다”며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환율과 트럼프 취임식 등 대외 요인 탓이지 대내 요인을 고려하면 다음 달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닫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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