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금리 떨어진 부분 반영해야”…은행들 금리 인하 움직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6일 17시 03분


/뉴스1 ⓒ News1
금융 당국과 정치권이 금융권에 ‘금리를 낮출 때가 됐다’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주요 은행들이 가계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나섰다.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가 두 차례 내려갔지만, 서민들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은행들도 압박을 버티기 힘든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이달 31일 자로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29%포인트(P) 낮춘다고 26일 밝혔다.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코픽스 지표금리)은 기존 대비 0.20%P, 전세자금대출은 0.01∼0.29%P, 신용대출금리도 0.23%P 낮아진다. KB국민은행은 27일부터 가계대출 상품(금융채 5년물)의 금리를 0.04%P 낮추기로 했다.

은행 대출 금리는 금융채(은행채), 코픽스(COFIX) 등 시장 조달 금리를 반영한 지표(기준) 금리와 은행별로 추가하는 가산금리로 구성된다. 가산금리는 업무 원가, 법적 비용, 위험프리미엄, 가감조정 금리 등이 반영되는데, 은행들은 주로 대출 총량 등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은행들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명분으로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가산금리를 인상해 왔다.

그러다 신한은행이 이달 13일 가계대출 상품 가산금리를 최대 0.3%P 낮추면서 금리 인하 움직임이 시작됐다. SC제일은행은 13일 주담대 ‘퍼스트홈론’의 영업점장 우대금리를 0.1%P 올리는 방식으로 금리 인하에 동참했고, IBK기업은행도 17일부터 대면 주담대·전세대·신용대출 금리 산정 과정에서 영업점장 재량에 따라 깎아줄 수 있는 금리 폭을 상품에 따라 기존보다 최대 0.4%P 높였다.

은행들이 금리 조절에 나선 것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 11월 두 차례 인하했지만 실제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탓이다. 실제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차) 비교’ 통계를 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8월(0.23%P)부터 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고, NH농협은행은 10월(1.2%P)부터 3개월 연속 오름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대금리차가 높다는 건 은행 마진이 높다는 것이고,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덜 돌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예대금리차에 지난해에도 은행권의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면서 높여 은행 배만 불린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최근 금융 당국은 은행권에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여 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가산금리 인하 속도나 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라며 “은행들이 새해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을 반영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20일 열렸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6대 은행장 간담회에서 직접적인 가산금리 관련 발언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만남 자체가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민주당은 은행법 개정을 통해 각종 보험료, 출연료 등을 가산금리에 넣어 대출자에게 떠넘기지 못하도록 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리 인하#가계대출#은행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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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25-01-27 00:09:29

    나는 새마을금고에서 3년전에 2000만원을 신용대츨받으면서 5,5%였던 이자가 현재는 8,34%로 2배까까지 올랐다. 원리금 상환으로 계산하면 이자가 당연히 줄어야하는데 더 울랐다는것은 너무나 이상하다. 행안부에서 감사해야한다. 완전히 상환한후에 소송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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