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差 9년새 31→8%P로 급감”
“LCD보다 AI 기술도입 유리” 분석
中, 가성비 앞세워 중소형 집중공략
韓, 첨단분야 비교우위 더 강화해야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주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시장 점유율이 2031년 40%를 훌쩍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부가 패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한편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점유율은 추락하고 있어 기술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LCD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각각 34%, 65%였다가 2031년 43%, 51%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약 10년 사이 점유율 격차가 31%포인트에서 8%포인트로 대폭 축소되는 셈이다. 과거 OLED는 비싼 가격 탓에 일부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수요만 있었지만 기술 발전과 공정 효율화로 대중화되는 추세다. 옴디아는 “OLED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며 오랫동안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했던 LCD의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뒤에서 빛을 쏴주는 ‘백라이트’ 방식의 LCD와 달리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자를 활용해 영상, 이미지를 표현한다. 덕분에 더 풍부하고 선명한 색 표현이 가능하고 패널을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어 돌돌 말리는 롤러블(rollable) 등 다양한 폼팩터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OLED는 특히 (화면이 교체되는) 응답 속도가 LCD보다 빨라 게임 이용자들이 선호한다”며 “인공지능(AI) 시대와도 맞물려 화질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는 데 LCD보다 OLED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OLED 패널 시장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업체들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옴디아는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한국과 중국의 OLED 점유율을 각각 55.0%, 44.0%로 추정했다. OLED 패널 수요가 TV 등 대형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탑재되는 중소형 분야에서도 확대된 덕분이다. 애플이 지난해 5월 처음으로 태블릿에 OLED 패널을 적용해 출시한 아이패드 프로와 9월 내놓은 아이폰16 시리즈의 OLED 패널은 대부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고 있다. 중국산 OLED의 대부분은 자국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대형 OLED는 현재 LG디스플레이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용화하고 있지만 이보다 시장이 큰 중소형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이 앞다퉈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앞으로 격화될 OLED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이어 가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OLED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 기업 간 기술 격차는 2, 3년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IT기기를 비롯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첨단 분야에서 중국과의 비교 우위를 더 강화해야 한다”며 “더 이상 가격이나 생산 규모 싸움으로는 중국을 이기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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