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트럼프 인하 압박에도 금리 동결… 고민 커진 韓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31일 03시 00분


美, 인플레 재발 우려에 속도 조절
“한은 내달 금리인하 가능성 높지만
환율상승-금융시장 불안 변수” 분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미국의 경기 호조로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가 불거지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건 가운데 최근 경기 침체와 환율 상승이라는 겹악재를 맞은 한국은행의 셈법은 더 복잡해지게 됐다.

29일(현지 시간) 미 연준은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간 4.25∼4.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단행한 뒤 11월과 12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면서 통화 정책 완화 기조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미 고용 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강세를 보이는 등 인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지자 숨 고르기를 선택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 “최근 지표에서 경제 활동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하다”며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앞서 23일 “유가가 떨어지면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동결 결정 직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연준이 인플레이션으로 만든 문제를 막는 데 실패했다”며 공격에 나섰다.

연준이 금리 동결에 나서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은 한층 더 어려워졌다. 최근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하지만, 한미 금리 격차 확대로 인한 환율 상승과 금융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성장률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2월에는 한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추가적인 성장률 하락이 대외 신인도에 영향을 줄 경우 외환·금융 시장의 위기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은에서 정치권에 조기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요구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이나 캐나다 등도 미국의 보호무역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비해서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다만 그 후에는 한은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에서 다음 달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만, 환율 변화는 변수가 될 것”이라며 “현재 금리 수준(3.00%)을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 인하 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연휴 이후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자세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금리 동결#한미 금리 격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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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25-01-31 08:30:41

    짱깨찌라시 똥아는 기사마다 반미 반트럼프 선동질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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