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차량·장비 부품, 포장골재, 종이비닐 등
최근 5년간 국내 활주로 이물질 사고 74건
이물질 자동 탐지시스템은 인천공항만 도입
박용갑 “신기술 장비 국내 공항에 도입해야”
제주지역 기상이 악화한 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강한 눈이 내리자 활주로 노면 결빙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공항공사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2025.01.09 제주=뉴시스
항공기 이착륙 때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금속제 부품 등 이물질이 국내 공항 활주로에서 최근 5년간 1만건 넘게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공항별 활주로 이물질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공항에서 발생한 활주로 이물질은 총 1만167건으로 집계됐다.
공항별로 보면 김포공항이 486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포항경주공항 1591건 ▲제주공항 824건 ▲원주공항 735건 ▲김해공항 642건 순이었다.
활주로에 떨어지는 이물질은 항공기 부품이나 차량·장비 부품, 등화 부품, 포장골재, 종이비닐 등으로, 항공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 이물질이 기체에 손상을 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020년 7월25일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발생한 에어프랑스 4590편 추락사고 역시 활주로 이물질이 사고 원인이 됐다.
사고 기체가 이륙 도중 활주로에 떨어져 있던 40㎝가량의 금속 부품을 밟으며 타이어와 연료탱크가 파열됐고 엔진 화재가 일어나 공항 근처에 추락해 승무원과 승객 109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외에도 ▲2018년 7월 11일 에어 콜롬비아 HK-3293편 타이어 손상 사고 ▲2019년 1월 29일 에어 인디아 AI-541편 항공기 날개 손상 사고 ▲2020년 8월 26일 알리안사 콜롬비아항공 HK-2006편 타이어 손상 사고 ▲2023년 4월 11일 알래스카항공 AS-1263편 기체 손상 사고 ▲2023년 5월 15일 오만항공 WY-2436 기체 손상 사고 등 활주로 이물질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4년 3월 5일 아시아나 화물기 HL7616편이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좌측 안쪽 날개에 이물질로 인한 손상이 발견돼 운항이 중지됐고, 2022년 3월 10일 아시아나 여객기 HL8279편이 김포에서 출발해 제주공항 도착한 후 이물질로 인한 안테나 손상이 발견됐다. 제주항공도 2024년 12월 30일 다낭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항공기의 전 후방 타이어가 모두 손상됐다.
국내에서 발생한 활주로 이물질 사고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아시아나항공 40건 ▲대한항공 28건 ▲제주항공 4건 ▲진에어 2건 등 총 74건으로 집계됐다.
항공기나 차량 또는 장비에서 떨어진 부품 등 활주로 이물질의 경우 크기가 매우 작아 육안으로 완벽하게 제거하기 어렵다.
이에 미국 시카고공항과 보스턴공항,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 캐나다 벤쿠버공항, 일본 하네다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은 활주로 이물질 탐지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도 인천공항이 고정형 하이브리드 탐지시스템 8대, 이동형 하이브리드 탐지시스템 1대 등으로 구성된 활주로 이물질 탐지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힘입어 인천공항의 활주로 이물질 발생 건수는 최근 5년간 119건으로 국내 공항 중 청주공항, 광주공항에 이어 세 번째로 적었다.
박 의원은 “제주항공 참사를 계기로 해외 공항에서 항공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활용하는 신기술과 장비를 파악해 국내 공항에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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