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모들 ‘SNS 감독기능’ 활용을”… 韓서도 청소년 제한나선 인스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3일 03시 00분


[SNS-숏폼에 중독된 사회]
데이비스 메타 안전정책 부사장 서면 인터뷰
“폭력 콘텐츠 차단-대화상대 파악”

인스타그램 모회사인 메타의 안티고네 데이비스(Antigone Davis) 글로벌 안전정책 부사장. 메타 제공

“인스타그램이 청소년을 위한 안전한 경험과 환경을 약속할테니, 부모들은 자녀의 안전을 위해 마련한 ‘관리감독’ 기능을 적극 활용하기 바랍니다.”

인스타그램 모회사인 메타의 안티고네 데이비스 글로벌 안전정책 부사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10대 계정(teen account) 은 부모가 자녀의 온라인 경험을 더 잘 관리하고, 자녀가 적절한 보호를 받고 있다는 안심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스타그램이 도입한 부모의 관리감독기능을 통해 자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에 적극 개입해달라는 것이다.

교육학 석사 학위와 교사 이력이 있는 데이비스 부사장은 “오늘날의 부모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독특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자녀의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생활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함께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청소년 보호를 위한 인스타그램의 ‘10대 계정’은 지난해 9월 미국 호주 등에서 먼저 시작돼 지난달 22일 한국에도 도입됐다. 10대 계정이 적용되면 만 14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된다. 기존 팔로어만 이용자가 공유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

10대 계정에는 폭력 술 도박 등 민감한 콘텐츠 노출도 제한된다. 딥페이크 범죄 등의 심각성을 감안해 팔로잉 관계가 아닌 낯선 사람이 보내는 개인 메시지도 제한된다. 60분 이상 앱을 사용하면 경고 알림이 표시되고,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알림을 끄는 ‘수면 모드’가 활성화된다.

17세 미만 이용자의 경우 부모의 승인이 있어야만 계정 설정 보호 강도를 낮출 수 있다. 부모가 관리 감독 기능을 통해 자녀의 이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자녀가 어떤 사용자와 대화하고 어떤 사용자를 차단했는지 등의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 기술로 성인인척 하는 허위 계정과 안전하지 않은 콘텐츠를 가려내 차단한다.

이번 청소년 안전 정책을 총괄한 데이비스 부사장은 “청소년 보호에 AI 기술을 활용한 것은 업계 최초의 시도이자 중대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인스타그램의 이번 조치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안전 조치를 우회하는 각종 편법들을 차단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프로필에 성인의 생년월일이 기재되어 있더라도 실제 소유자가 청소년인지 여부를 정확히 찾아내기 위한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필 정보, 계정 생성 시기 외에도 다른 계정 및 콘텐츠와의 상호작용을 추적해 허위 연령 계정을 찾아내는 것이다. 허위 연령 계정을 발견하면 그 즉시 청소년 계정과 동일한 보호 조치를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데이비스 부사장은 “익명의 온라인 환경에서 사용자의 실제 나이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로, 연령 확인에 대한 업계 표준이나 통일된 규정도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및 여러 전문가와 협력해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걸쳐 연령 확인 권한에 대한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독으로 연결되는 알고리즘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10대 계정의 피드 추천 제한 기능도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위험성이 우려되는 민감한 콘텐츠의 경계에 있는 내용에 대해서도 피드에 추천이 뜨지 않도록 제한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학부모교사연합회(National PTA)가 인스타그램에 청소년 보호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데이비스 부사장은 “그간 우리는 청소년 안전 관련 연구 및 학부모 그룹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그들이 현실에서 겪는 통제의 어려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왔다”고 했다. 실제 학부모들은 자녀가 사용하는 40~50여개의 어플리케이션과 수백개의 웹사이트를 통제할 수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자녀에게 안전한 온라인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 이 과정에서 부모는 얼마나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고 한다.

메타는 인스타그램을 시작으로 메타 생태계에서 운영하는 모든 서비스에 대해 청소년 보호조치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인스타#청소년 계정 제한#10대 계정#부모 관리감독기능#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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