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한은 5월 또는 3분기 추가 금리 인하 예상”

“환율 변동성 둔화로 경기 집중 여건 만들어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종전 0.25%포인트 내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둔화되면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추가 인하 시점은 5월 또는 3분기로 예상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안정으로 인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며 “현재 계엄사태 여파가 진행 중이지만 수습해나가고 있고, 환율의 레벨과 변동성은 떨어졌다. 달러 강세가 주춤해진 것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 2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3.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4년 5개월 만에 금리 인하에 나선 후 11월에도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지만 올해 1월에는 고환율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는 통화정책회의가 없는 만큼 정책의 적시성을 감안하더라도 2월 인하는 사실상 확정적이었다”며 “정치적 이벤트 발생 이후 급격하게 약세를 보이던 원화가치가 추가 약세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내 한은의 세 차례 금리 인하가 유력하며 차기 인하는 5월이나 3분기가 될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김지나 연구원은 “3~4월 중 추경이 본격 논의,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재정정책을 시행한다면 굳이 효과가 떨어지는 통화정책을 연속적으로 실행할 필요는 없다 환율과 금리차 등으로 인하 여력도 제한적이라면 다음 인하는 5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성수 연구원은 “2월 이후 추가 인하 시점은 기존 전망인 2분기(5월) 보다 3분기 가능성이 소폭 높다”며 “연말 연초 대비 신중해진 연방준비제도(Fed) 스탠스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는 경기 충격과 이미 세 차례 내린 통화정책 효과 점검 등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한번 내려야할 이유는 많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총 3차례 인하(2·5·8월 인하)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지만 5월 이후 금리 인하 시점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추경 규모와 시점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장벽과 정국 불안에 따른 민간소비와 건설 투자 위축 등 경기 하강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기준금리를 낮춰 경기 살리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이라면 중립금리 하단인 2.25% 수준까지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을 보면 경기 하방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적어도 중립금리 하단 수준까지는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며 “과거 물가를 고려한 실질 정책금리의 장기 평균 수준이 0.35%이며 올해 한국은행의 물가 전망치 1.9%를 대입하면 한국은행의 명목 중립금리 수준의 하단은 2.25%으로 평가한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