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시장은 리츠 활성화 정책과 코로나 팬데믹 시기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 덕에 빠른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국내 상장 리츠 규모는 2018년 6개에서 2022년 21개로 증가했다. 기초자산도 국내 사무용 건물(오피스)과 상가(리테일) 위주에서 물류, 인프라, 해외 자산까지 확장됐다.
하지만 2022년 금리 인상 사이클에 진입하며 리츠 시장도 어려움을 겪었다. 초기에는 금리 인상에 따른 배당 삭감 우려로 인한 조정을 겪고, 이후 해외 자산의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와 리파이낸싱(재구조화)에 따른 배당 삭감 등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금리가 고점을 형성한 뒤에는 8개 리츠가 총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수급 문제로 리츠 조정이 장기화됐다.
리츠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이고 높은 배당수익률 때문이다. 리츠는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투자 수단 중 하나다. 배당 재원이 기초 자산에서 받는 임대료인 만큼, 배당금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성도 높다. 현재 리츠의 주가 레벨은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비율(P/NAV) 0.61배로 저평가돼 있다. 속도에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금리 인하 방향성만큼은 명확하기 때문에 리츠 투자가 유효한 상황이라고 전망한다.
금리 인하기 리츠가 유리한 이유는 우선 리츠 단계에서 이자 비용이 줄며 배당가능이익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리츠의 배당가능이익을 산출할 때 감가상각비는 재합산하며, 법인세는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 배당 시 면제된다. 이 때문에 리츠의 배당가능이익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는 임대수익과 이자 비용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이자 비용이 줄고 배당가능이익은 증가한다.
두 번째는 실물 단계에서 자산 가치 상승과 매각으로 인한 특별배당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부동산 가치가 상승한다. 리츠가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배당가능이익에 자산의 매각 차익도 포함되는데, 가치가 상승한 자산 매각이 이뤄진다면 이에 따른 상당 수준의 특별배당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리츠가 금리 인하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인 것은 분명하지만, 리츠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기초자산과 연동되는 만큼 자산 업황에 따른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배당을 위한 임대 펀더멘털과 특별 배당으로 이어지는 자산 가치 상승 관점에서 섹터를 선별한다면 국내 오피스가 적절하다.
서울의 오피스는 최근 5년간 글로벌 오피스 시장에서 가장 강건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년간 자연 공실률을 하회하는 임대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고, 높은 금리 환경에서도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매수세로 이어지며 매매가 또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임대료와 자산 가치 측면에서 모두 안정성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국내 오피스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리츠 종목은 총 14개이며, 이 중 오피스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은 5개다. 올해 평균 배당수익률은 7.8%로 광화문·을지로 등 중심업무권역(CBD), 여의도권역(YBD), 강남권역(GBD), 분당·판교 지역의 코어 자산 위주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