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비트코인 외환보유액 편입 검토 안해”… 미국은 어떻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6일 14시 04분


이달 4일 서울 서초구 빗썸 투자자보호센터에 비트코인이 ‘미국 관세 리스크’ 영향으로 하락해 1억26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비트코인을 외환보유액에 편입시켜 비축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한은이 비트코인 비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의 서면질의에 대해 “현재까지 비트코인의 외환보유액 편입에 관해 논의하거나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한은이 비트코인 비축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은 가격 변동성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한은은 “가상자산 시장이 불안정해질 경우 비트코인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거래비용이 급격히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비트코인 가격은 1월 1억600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이달 들어 1억1000만 원대로 급락하는 등 등락 폭이 크다.

또 한은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외환보유액 산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외환보유액은 필요할 때 즉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IMF는 유동성과 시장성을 갖추고, 태환성 있는 통화로 표시되며,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적격 투자 등급’이어야 한다는 외환보유액 산정 기준을 갖고 있다.

한은은 “현재까지 비트코인의 외환보유액 편입에 관해 논의하거나 검토한 바 없다”며 “체코, 브라질 등 일부 국가가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럽중앙은행(ECB), 스위스 중앙은행, 일본 정부 등은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비트코인 전략 비축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미국 행정부가 민·형사 몰수 절차의 일환으로 압수한 연방 정부 소유 비트코인을 비축할 뿐, 행정부 재정을 활용한 비트코인 매입 등은 아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과 맞물려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가 6일 개최한 세미나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외환보유액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전략 비축에 대한 논의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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