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元在 기자」 「광주방송(KBC)의 새 주인은 누가 돼야 하는가」.
나산그룹이 최근 광주방송 지배주주인 대주건설 인수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민영방송 운영 주체의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방송계 안팎에서 일고 있다. 계약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나산측은 대주건설의 광주방송 주식지분(자본금 4백억원의 30%)도 함께 인수, 명목상 광주방송의 대주주가 된다.
방송계가 제기하는 첫번째 의문은 1차 지역민방 심사과정의 「부실성」 여부. 공개청문회와 서류 및 현장조사를 거쳐 선정된 업체가 불과 2년도 버티지 못하고 방송 운영을 포기할 지경에 이른 것은 결과적으로 심사가 허술하게 진행됐다는 논리다.
당시 광주지역에 신청한 민방 컨소시엄은 모두 9개로 4개 지역중 최고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주건설은 총 1천점 만점에 9백32.12점을 기록, 7백∼8백점대의 경쟁업체를 물리치고 비교적 여유있게 사업권을 따냈다. 발표 직후 현지에서는 「뜻밖의 결과」라는 반응도 없지 않았다.
또다른 논란은 나산그룹의 광주방송 운영이 과연 현행 방송관련 규정의 취지에 맞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94년10월 지역민방 허가를 내주면서 최초 3년간은 주주 구성을 바꿀 수 없도록 못박았다. 이는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업자가 일단 방송사 운영권을 따낸 뒤 「프리미엄」을 받고 팔아 넘기는 사례를 막기 위해 삽입된 것으로 대주건설은 이 조건을 위반한 결과가 됐다. 케이블TV와 지역민방이 출범한 이래 방송사 운영권이 다른 업체로 넘어간 적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
나산의 광주방송 운영은 다른 지역민방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지역민방 지배주주로 선정된 업체들이 자본축적 과정의 정당성과 지역사회 기여도, 방송 운영계획 등에 대해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반면 나산은 「무임 승차」라는 인상을 씻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보처는 2차 지역민방 심사가 한창 진행되는 도중 광주방송 인수문제가 불거져 나오자 난감해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보처 관계자는 『정식 서류가 접수되면 대주건설의 자금사정이 방송사를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절박한지, 나산그룹이 새 운영주체로 적합한지 등을 종합 판단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도 『비슷한 선례가 없어 고민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