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元洪기자」 미국의 어린이 교육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가 우여곡절끝에 러시아에 진출했다.
뉴욕타임스지는 최근 지난 22일 부터 러시아 NTV가 1주일에 3차례씩 오후 6시반에 러시아판 「세서미스트리트」인 「울리차 세잠」을 방영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커다란 새 「빅 버드」, 인형 「버트」와 「어니」 등이 어린이들과 숫자놀이, 글자놀이를 벌이는 「세서미 스트리트」는 그동안 수십개국에 수출돼 큰 호평을 받아왔다. 국내에서도 「뽀뽀뽀」 「하나 둘 셋」 등 다양한 모방프로가 방영중이다.
그러나 「세서미 스트리트」가 러시아에 진출하기까지는 많은 투자와 설득이 필요했다. 『세계를 호령했던 러시아의 미래(어린이)가 미국방송을 통해 정신적지배를 받게 될 것』이라는 러시아인들의 우려가 높았기 때문. 일반인들은 물론 정치인들의 항의까지 쏟아지자 테러를 우려한 제작진은 총을 든 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제작책임자 나타샤 랜스 로고프는 『현재 우울한 사회분위기로 침울해진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전해주기 위한 새 교육프로그램이 절실하다』며 여론을 설득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우선 제목을 러시아어 「울리차 세잠」으로 고친뒤 「빅 버드」를 빼고 러시아동화에 나오는 개 인형 「젤리보바」를 등장시키는 등 「세서미 스트리트」의 러시아화에 치중했다. 「울리차 세잠」의 제작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 국제개발협회는 러시아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느라 5년간 6백만달러를 투자했다. 러시아측은 현재 62%인 자체제작비율을 내년 100%로 올려 세서미 스트리트의 「완전한 러시아화」가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