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육프로 「세서미 스트리트」러시아 수출

  • 입력 1996년 11월 3일 20시 35분


「李元洪기자」 미국의 어린이 교육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가 우여곡절끝에 러시아에 진출했다. 뉴욕타임스지는 최근 지난 22일 부터 러시아 NTV가 1주일에 3차례씩 오후 6시반에 러시아판 「세서미스트리트」인 「울리차 세잠」을 방영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커다란 새 「빅 버드」, 인형 「버트」와 「어니」 등이 어린이들과 숫자놀이, 글자놀이를 벌이는 「세서미 스트리트」는 그동안 수십개국에 수출돼 큰 호평을 받아왔다. 국내에서도 「뽀뽀뽀」 「하나 둘 셋」 등 다양한 모방프로가 방영중이다. 그러나 「세서미 스트리트」가 러시아에 진출하기까지는 많은 투자와 설득이 필요했다. 『세계를 호령했던 러시아의 미래(어린이)가 미국방송을 통해 정신적지배를 받게 될 것』이라는 러시아인들의 우려가 높았기 때문. 일반인들은 물론 정치인들의 항의까지 쏟아지자 테러를 우려한 제작진은 총을 든 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제작책임자 나타샤 랜스 로고프는 『현재 우울한 사회분위기로 침울해진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전해주기 위한 새 교육프로그램이 절실하다』며 여론을 설득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우선 제목을 러시아어 「울리차 세잠」으로 고친뒤 「빅 버드」를 빼고 러시아동화에 나오는 개 인형 「젤리보바」를 등장시키는 등 「세서미 스트리트」의 러시아화에 치중했다. 「울리차 세잠」의 제작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 국제개발협회는 러시아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느라 5년간 6백만달러를 투자했다. 러시아측은 현재 62%인 자체제작비율을 내년 100%로 올려 세서미 스트리트의 「완전한 러시아화」가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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