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然琇 기자」 성문법이 없어도 건전한 상식에 의해 재판을 하고 그에 따르는 사람들. 쇠똥을 말려 모기향을 피우고 소 오줌으로 세수하고 머리를 감으며 소의 이름으로 자식의 이름을 짓는 사람들.
세계 고대 문명 발상지의 하나인 나일강 6천7백㎞를 시원부터 하류까지 좇아 카메라에 담은 문화다큐멘터리 「나일대기행」이 SBS를 통해 방영된다. 나일강 주변의 자연과 원주민의 생활을 탐사한 이 다큐멘터리는 SBS가 창사특집으로 오는 11일(밤11.00)부터 6부작으로 방영한다.
이승주팀장 등 5명의 제작진은 지난해말부터 4개월간 준비하고 세차례에 걸쳐 2백일간 현지 촬영을 했는데 이른바 아프리카의 「IBM」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서양사람들이 이름붙인 「IBM」이란 인샬라(알라의 뜻대로), 부크라(내일), 말레시(미안하다)의 약자로 뭘 물어보거나 요청하면 『된다』고 했다가 『내일은 된다』고 했다가 『미안하다』로 끝나는 것을 말한다.
1부 「5천년의 그림자」에서는 이미 서구문명이 많이 들어가 있는 이집트중에서 옛 그림자를 간직한 삶을 보여준다. 코브라를 신성시하는 땅꾼과 귀족의 무덤에서 대대로 살아온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준다.
2부 「사람―소의 기생동물」에서는 어느 인류학자가 『이곳 사람들은 소의 기생동물』이라고 표현할 만큼 소에 모든 것을 의지해 사는 수단 남부 딩크족의 삶을 취재했다. 이들은 4세가 되면 쇠똥을 주워 모기향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6세가 되면 소젖을 한방울이라도 더 얻기 위해 소의 생식기에 바람을 불어넣을 줄 안다. 딩크족의 사람이름은 소이름과 같다. 결혼할 때는 소를 주고받는데 자식이 태어나면 부인이 가져온 소 중에서 가장 좋은 소의 이름을 붙여주는 것.
3부 「구무즈의 여인들」에 나올 구무즈족은 아직도 여자들이 노예처럼 사는 씨족사회다. 아프리카 거의 모든 나라가 일부다처제이며 특히 구무즈족 남자들은 하루종일 술마시고 노는 반면 여자들이 모든 노동을 한다.
4부 「엘기나이나 7일간의 기록」은 내전때문에 피폐한 수단에서 유일한 교통수단인 나일강을 따라 흐르는 배 「엘기나이나」(정원이란 뜻)의 내부 모습을 보여준다. 1주일동안 달리는 배안에는 온갖 종족이 다 모여 있는데 「인간 정원」을 연상케 한다고.
이밖에 수상민족인 쉴룩족이 하마와 물고기를 잡아먹는 모습, 적도부근이면서도 눈이 덮인 해발5천m의 르웬조리산 등 머나먼 나라 아프리카가 TV에 가득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