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然琇기자」 한국 근대 리얼리즘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벽초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이 드라마로 다시 태어난다. SBS가 창사6주년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36부작 「임꺽정」(김원석 유동윤극본, 김한영연출)이 10일 밤8시50분 첫전파를 탄다.
대하소설 「임꺽정」은 조선 중기 백정의 아들로 태어난 임꺽정과 그의 의형제들이 양반과 지주의 횡포에 맞서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운다는 내용. 경기도 양주와 황해도 구월산의 청석골 등에서 마을을 이루고 의적 활동을 했으나 관군에 의해 최후를 맞는다. 이 소설은 원작자 홍명희의 월북으로 한때 남한에서 출판이 금지되기도 했으나 지난 85년 복권돼 10여만질(1백여만권)이 팔렸다.
SBS는 지난 94년 이 드라마를 기획, 2년간에 걸친 준비와 촬영끝에 브라운관에 선보이게 됐다. 원작의 문학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대적 오락성과 스피디함을 가미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네차례에 걸친 대대적 캐스팅을 통해 꺽정역에 연극배우 정흥채를 비롯, 문용민 정규수 김홍표 차광수 이기영 손호균이 칠두령으로 발탁됐으며 3백여명의 연기자들이 동원됐다. 이정길 전무송 박인환 박근형 유인촌 최주봉 송채환 등 중견 연기자들도 대거 참여한다.
경기도 장흥에 재현한 서울 남소문거리와 강원도 철원의 청석골 세트 등 대규모 오픈세트와 전통 가옥이 「임꺽정」의 활동무대가 됐으며 한번 야외촬영을 가는데 2.5t 트럭으로 7대분의 소도구가 동원되는 등 촬영규모에 있어서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무술감독제를 채택해 칠두령의 장기인 검술 궁술 봉술 표창술 태껸 등 전통 무술을 재현했으며 살아있는 곰 멧돼지 사슴 구렁이 등이 동원되는 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돼 있다.
소설 「임꺽정」은 복간될때 「속담 용례」해설이 80여쪽에 걸쳐 따로 실릴 정도로 우리 고유의 감칠맛 나는 언어들이 작품의 중요한 요소. 드라마 제작진은 『원어를 되도록 살렸으며 이제는 사어가 된 고어들만 방송용어에 맞게 풀어썼다』고 말했다.
SBS는 9일 밤10시55분 주연들이 나와 무술시범 등을 보이는 생방송 「임꺽정 D―1」을 내보내며 3화「백정의 아들」부터는 매주 토 일요일 밤9시50분에 방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