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그룹 DJ DOC과 음반기획자 신철이 노래 「허리케인 박」의 표절혐의로 피소됐다.
작곡가 홍정완씨(32·서울 강남구 청담2동 11-21 301호)는 22일 오전 DJ DOC의 멤버인 이하늘 김창열 이재용과 매니저 조수철, OK뮤직 대표 신철 등 5명을 저작권법 위반혐의로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홍씨는 고소장을 통해 "DJ DOC의 노래 `허리케인 박'은 지난 90년 직접 작사 작곡한 `신당동 떡볶이집 허리케인 박'을 완전히 베낀 노래"라면서 "당시 이 노래는 KBS 2TV 코미디 프로그램 「쇼 비디오자키」의 `니캉 내캉' 코너에서 개그맨 장두석 이봉원에 의해 불려졌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장두석과 이봉원이 부른 노래와 DJ DOC의 노래를 비교해보면 가락과 노랫말이 거의 일치해 표절 수준을 넘어 `도용'으로까지 비칠 정도. 그러나 DJ DOC 등은 지난 여름 「썸머」라는 음반을 제작하면서 이 노래를 취입, 작사 신철·작곡 이하늘·노래 DJ DOC으로 달아놓았으며 각종 노래집과 노래방 기계에도 이같이 표시돼 있다.
지난 여름 우연히 나이트클럽에서 이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란 홍씨는 장두석으로부터 "이 노래를 언제 DJ DOC에게 주었느냐"는 말까지 들은 후 DJ DOC과 소속사인 OK뮤직, 음반제작사인 아세아레코드 등에 내용증명을 보내 사실관계를 밝혀달라고 했으나 현재까지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
80년대 서울 신당동 떡볶이집의 디스크자키를 소재로 한 트로트곡 `허리케인 박'은 강남의 유흥업소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이 노래가 실린 음반「썸머」는 60만장이상 판매됐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DJ DOC은 측근을 통해 "군대에서 불리는 구전가요로 알고 활용했다"고 홍씨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대륙의 여운길 변호사는 "그동안의 표절시비는 주로 외국곡에 대한 것이어서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가요계에 만연해온 표절 풍조가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