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리뷰]SBS「웃으며…」,풍자-해학 담겨

  • 입력 1997년 1월 13일 20시 44분


「許 燁기자」 11일 방영한 SBS 「웃으며 삽시다」는 정통 코미디 기법으로 웃음을 낳는데 성공했다. 대부분의 오락프로가 톱스타의 묘기를 비빔밥식으로 꾸민 버라이어티로 「순간 웃음」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반해 이 프로는 이야기를 가진 극의 전개와 풍자를 통해 웃음이라는 「결과」를 유발하고 있다. 정통 코미디론에서 웃음은 기본이지만 목적이 아니다. 옥스퍼드 사전에도 코미디는 가볍고 재미있고 때때로 풍자적이며 주로 일상생활을 묘사하고 해피엔딩의 이야기를 가진 극으로 정의되어 있다. 물론 개그나 과장된 몸짓(슬랩스틱) 등 극을 꾸미는 방식중 하나. 「웃으며 …」의 각 코너는 풍자와 일상생활을 묘사하는 이야기로 예리하고 잔잔한 웃음을 낳았다. 코너 「혼자서도 잘해요」의 이날 소재는 대권주자. 이는 「김심」(金心)의 의중과 민심의 향방이 올해 최대의 화제인 점에 비추어 호기심이 가는 소재였다. 이 코너에서 대권주자는 대권을 향해 뛰는 사람이 아니라 「대권을 (누구에게) 주자」는 말로 해석되어 과거 밀실에서 정권을 주고 받는 장면도 나왔다. 특히 정주영씨를 연상시키는 최병서의 말이 압권. 그는 『지난 대선때 나갔다가 혼쭐났다』는 한마디로 일침을 놓았다. 이 경우 최병서의 코믹한 말투가 웃음을 낳지만 『… 혼쭐났다』에 이어 터지는 웃음은 코미디의 참 매력인 것이다. 또 「달동네 사람들」은 구두쇠주인 신혼부부 실업자 술집아가씨 등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일상속에서 찡하는 웃음을 전하는 짧은 시트콤이다. 이날 에피소드인 연탄가스 중독사고는 「그때 그시절」의 예사로운 경험. 특히 동치미를 먹고 의식이 깬 사람과 함께 웃는 웃음에서 페이소스도 엿보였다. 요즘은 드라마도 코미디에 버금갈 정도로 우스운 게 많다. 영화도 그런 탓인지 설 자리가 없다는 코미디언도 있다. 게다가 코미디는 저질시비에 이어 폐지론을 감내하면서도 저렴한 제작비와 상대적으로 보장된 시청률 덕분에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와중에 정통극의 기법으로 풍자와 페이소스, 웃음을 유발하는 「웃으며 삽시다」는 웃으며 보기에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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