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元在기자」 한 CF는 김혜수(27)를 일컬어 「풀잎냄새가 난다」고 표현했다. 겨울바람이 매섭게 불던 지난 21일, 직접 만나본 김혜수로부터는 역시 싱그러운 자연이 느껴진다. 짙은 초록색 바탕의 셔츠를 입고 나타난 터여서 건강미는 한결 더했다.
김혜수는 자신이 「건강미인」으로 불리는데 대해 『몸이야 원래 태어날 때부터 튼튼했던 편』이라며 『육체가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다는 말은 불변의 진리라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시절부터 그에게 따라다닌 또다른 호칭은 「우량아」 또는 「글래머」. 그는 『건강함에 대한 칭찬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런 말을 들어도 별로 기분 나쁘지 않다』며 여유를 보였다.
김혜수는 이번 겨울을 로맨틱코미디 영화 「미스터 콘돔」(감독 양윤호) 촬영에 고스란히 투자하고 있다. TV 출연작은 MBC 일요드라마 「짝」 한편뿐이다.
『올해로 벌써 연기경력 13년째입니다. 무작정 일을 벌이기보다는 어떤 작품이든 몰입해 제대로 찍자고 다짐하고 있어요. 「미스터 콘돔」이라는 제목이 얄궂기는 하지만 정성을 기울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미스터 콘돔」은 아기낳기를 둘러싼 신세대 맞벌이부부의 줄다리기를 경쾌한 터치로 그리는 작품. 김혜수는 스튜어디스, 상대역인 김호진은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남자 승무원으로 등장한다.
그는 『촬영중 주민들이 「짝」을 찍는 것으로 오해하는 일도 있었다』며 『하지만 표현방식과 주제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굳이 「짝」의 해순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려 애쓰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영화 출연은 「닥터봉」에 이어 2년만의 일. 김혜수는 『그동안 시나리오를 수십여편 받아 봤지만 영화 선택은 언제나 조심스럽다』며 『스스로 평가하기에 「닥터봉」의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도 영화출연을 미룬 이유중 하나』라고 털어놓았다.
요즘 김혜수의 생활 사이클은 다른 때에 비해 꽤 단순한 편에 속한다. 「월 화요일과 목요일은 영화 촬영, 수요일과 금 토요일은 「짝」 녹화, 일요일은 영화 또는 CF 출연」식으로 1주일 스케줄이 짜여 있다. 『겹치기 출연을 위해 이곳 저곳 숨가쁘게 뛰어다니는 생활을 바꿔보고 싶었다』는 그는 『정상적인 컨디션에서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활동하니까 연기도 한결 편안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혜수의 말은 속사포처럼 빠르게 이어졌다. 『아직 젊은 탓인가 봐요. 좀더 연륜이 쌓이면 말 속도가 느려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