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별은 내가슴에」,호평-혹평 엇갈린 반응

  • 입력 1997년 3월 17일 08시 50분


[이원홍 기자] 『잘 만든 뮤직비디오같다』 『CF같은 화면이다』 MBC 새 미니시리즈 「별은 내 가슴에」에 쏟아진 반응들이다. 화려한 영상으로 시선을 모으지만 시청률을 철저히 의식한 「자사 표절품」 「짜깁기」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필터를 사용한 색채효과, 비스듬히 각도를 잡은 다양한 카메라 워킹, 감각적인 음악, 화려한 의상과 소품들…. 무엇보다 주목을 받는 차인표 최진실 안재욱 등 등장인물들의 눈부신 외모. 모든 것이 초호화판이다. 내용도 꿈으로 가득차 있다. 고아원출신의 여자가 온갖 어려움을 딛고 부잣집 남자의 사랑을 받으며 패션디자이너로 성공한다는 신데렐라 이야기. 귀족적 이미지와 꿈같은 내용을 통한 환상체험이 「별은 내 가슴에」가 노리는 효과다. 「별은 내 가슴에」는 이같은 내용으로 1, 2회 시청률이 각각 27.2%와 30.2%로 동일 시간대에서는 전체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이 곱지만은 않다. CF를 연상케 하는 현란한 화면, 전에 TV에서 본듯한 줄거리가 방송사의 「작가 정신」을 의심케 한다는 것. 1, 2회 방영직후 PC통신 MBC 옴부즈맨코너에는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완전한 재탕』이라는 비난이 곧바로 올라왔다. 두 드라마 모두 차인표를 남주인공으로 캐스팅했고 가난한 여인과 부잣집 아들과의 사랑을 다룬다는 점이 비슷하다는 것. 「사랑을 그대 품안에」가 한 몫 톡톡히 봤던 화려한 영상미의 추구도 똑같다. 이는 두 작품의 연출자가 같은 이진석PD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MBC측의 답변. 그는 3년이 지난 지금도 과거 작품에서 한치도 달라지지 않은 스타일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또한 극의 내용과 인물설정이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만화영화 「캔디」를 닮았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별은 내 가슴에」는 창의성 없이 단순한 이미지의 조합으로 만들어졌다는 비난이 주류. 이에 대한 이진석PD의 답변은 간단하다. 그는 『실상 우리가 흥미를 느끼고 있는 점들은 비슷하다. 그것은 신분상승 사랑 등이다. 이것들이 「재미」의 기본요소』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재미」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으며 다른 여러 내용중의 오락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취합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종영된 MBC 미니시리즈 「의가형제」가 일본 드라마의 표절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고 국내의 각종 TV프로그램이 일본을 비롯한 해외 프로그램의 모방이 많다는 점에서 이같은 단순 취합물이 바람직한 제작방향이라고 볼 수는 없다. 『창의적 노력없이 손쉽게 인기요소들만 끌어모으는 풍토가 만연된다면 국내 TV문화발전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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