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프리즘]꼬마연기자와 녹화땐 PD 『진땀』

  • 입력 1997년 3월 24일 07시 47분


[김갑식 기자] 『선생님, 쟤가 치마 들췄어요』 『감독님, 얘가 때려요』 매주 목요일 SBS탄현스튜디오. 드라마「재동이」의 연출자 최문석PD는 녹화진행과 아역 연기자들의 다양한 「민원」에 시달리는 이중고를 겪는다. 졸지에 연출자에서 「재동유치원」의 일일교사로 변신한 최PD는 『전부 차렷』이라는 고함으로 놀이터를 방불케 하던 스튜디오의 분위기를 가라앉힌다. 장내정리를 마쳤다고 상황이 끝난 게 아니다. 이제부터 리허설에서 녹화까지 한나절을 잡아먹는 강행군을 시작해야 한다. 『재동아, 웃어버리면 어떡해. 너 정말 화난 상태란 말야. 다시!』 최PD가 여덟살배기 재동(신익재·광성초등1년)의 연기를 지도하며 진땀을 흘리고 있는 사이 기다리다 지친 범모(오승윤·7세) 달래(김가영·7세) 등 다른 아역들은 대기실에서 병든 병아리마냥 단체로 졸고 있다. 최PD의 입에서는 결국 한숨과 함께 『자, 한시간만 쉬었다 합시다』는 휴식신호가 떨어졌다. KBS1 「초원의 빛」, SBS 「꿈의 궁전」, MBC 「미망」 등 아역들이 출연중인 드라마 녹화현장에서 흔히 벌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10세 미만의 꼬마 탤런트들이 많이 등장할수록 PD와 성인 연기자들이 흘리는 땀의 양은 많아진다. 녹화과정 뿐 아니라 캐스팅도 성인 연기자 못지 않게 어렵다. 드라마 초반부에 등장해 깜찍한 연기로 인기의 디딤돌을 놓은 「형제의 강」의 아역들은 1천8백명이 몰린 아역 탤런트 공모에서 선발됐다. 꼬마스타로 알려진 인병국군(한양대부속초등 2년)은 어머니(이규선씨)의 유치원에 촬영하러 온 방송국 PD의 눈에 띄어 데뷔한 경우. 현재 SBS 「꿈의 궁전」에 출연중인 병국이는 승배역을 맡아 극중 아버지(서인석)의 결혼작전을 구사하는 등 깜찍한 연기를 해내고 있다. 최PD는 『아역 연기자들 스스로가 연기를 즐기고 있다』면서도 『새벽까지 촬영하다 지쳐 꼬박꼬박 졸때는 안쓰럽기 그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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