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겸 가수 엄정화(27)가 본격적인 「율동가수」로 나섰다. 최근 발표한 세번째 앨범의 머릿곡 「배반의 장미」는 1년전 2집의 댄스곡 「슬픈 기대」보다 훨씬 빠르다. 또 TV 무대 등에서 보여주는 춤동작도 다채롭다.
『원래 나는 댄스가수예요. 그리고 댄스는 싱싱한 젊음을 표현할 수 있어 좋아요』
노래의 빠르기를 세월과 거꾸로 가는 가수의 설명치고는 간단하다. 그러나 『「배반의 장미」에서 흐느끼는 듯한 창법을 통해 27세 여자의 성숙함을 전하고 있다』며 『그저 빠르기만 한 노래가 아니라 음악적 요소나 가사의 내용도 음미해볼 만하다』고 장담했다.
엄정화는 욕심이 적지 않은 재주꾼. 새 음반 홍보에 나서기 직전 연극 「택시 드리벌」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다 완성된 음반을 하루 빨리 공개하고 싶었지만 연극에 출연할 기회는 쉽게 오지 않기 때문.
『가수들도 연기를 해봐야 합니다. 연기할 때 목소리의 느낌을 제대로 내는 법을 배우는데 이 대목이 노래할 때 큰 도움이 돼요』
이번 새 음반의 수록곡을 부를 때 이같은 「목소리 연기」를 중시했다. 노래마다 감정을 다르게 살릴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라고.특히 발라드 「후애(後愛)」를 부를 때 헤어진 연인의 어색한 만남을 표현하기 위해 가성을 사용했고 「3자 대면」처럼 신세대 감각의 댄스곡에서는 익살스런 분위기도 엿보인다.
89년 MBC 합창단으로 방송계에 뛰어든 이래 영화 TV 연극 등 다양한 무대경험이 있는 그는 스스로를 「무대위 공주」라고 말했다. 그래서 앞으로도 신세대 댄스그룹에 버금가는 빠르기의 댄스곡도 무대위에서는 노래하고 춤출 수 있다고.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