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팝]그룹 「시나위」리더 「록의 아들」신대철

  • 입력 1997년 4월 11일 07시 55분


대학가에서 록바람이 일기 시작한 지 2년 남짓.

록은 이제 대학가에서 운동권 가요를 제치고 노래 문화의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이중에서도 록바람의 주역은 그룹 「시나위」.

이들은 95년 가을 대중가수로서는 처음으로 서울대에서 공연, 물꼬를 트더니 지난 3일 연세대 총학생회 출범식에서 공연했고 14일에는 서울대 총학생회가 여는 문화강좌에서 「교수」로 선다.

「시나위」는 10여년간 언더그라운드 「칩거」를 청산하고 지난해 TV 등 수면위로 올라왔다. 최근 발표한 6집 「은퇴선언」은 25만여장이나 팔리면서 대중적 인기도 웬만한 댄스그룹을 제친다.

신대철(30)은 그 「시나위」의 리더다. 한국 록의 대부인 신중현씨의 맏아들이기도 한 그는 『전생에서부터 로커였다』고 말한다. 11년 넘게 「시나위」의 버팀목인 그에게 록철학을 들어봤다.

―한때의 언더그라운드가 요즘 「빅쇼」 「체험 삶의 현장」 등 TV 활동이 잦은데 스스로 납득이 가는가.

『지금도 공연현장위주로 활동하고 싶다. TV프로 제작과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하다. 그러나 록의 대중화를 위해 TV라는 매체를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TV에서 록밴드가 연주한다는 게 얼마나 신선한가』(그는 활용이라는 대목을 강조했다)

―왜 대학가에서 「시나위」를 찾는가.

『대학에서 이념논쟁이 사그라지면서 인간 중심의 활동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록은 이들의 문화적 대안이다. 물론 「시나위」가 대표주자는 아니지만 우리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무대를 펼쳐왔다』

―록정신이란 말도 요즘은 낯설지 않은 단어다.

『록은 자유를 향한 영원한 항변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이 사고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치는 듯하다』

―「시나위」는 거창한 사회적 메시지보다 개인 일상의 탈출을 노래하는 곡이 많다. 이런 태도가 사회적 메시지로 해석되는 데는 동의하나.

『우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심각하지 않은 내용으로 일상의 탈출을 노래한다고 할까. 그러나 우리들의 이야기는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것이 곧 사회적 이슈이지 않은가. 느끼지 못하면 생각하지 못한다』

신대철은 노래중 「서커스」는 불꺼진 공연장의 허무함을, 「죽은 나무」는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일상의 삶을, 「크게 라디오를 켜고」는 일상의 탈출을 노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버지는 한국 록의 대부로 추종자들이 많다. 후배로서 입장은 어떤가.

『아버지는 시대를 잘못 선택한 분이다. 아버지의 노래를 감히 평가하기에는 내가 너무 모자란다. 그분 덕분에 로커로서의 내 모습이 가다듬어졌다』

〈허 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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