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발치에서 인생을 볼 수 있는 「어른들」이 있고 그 얘기를 열심히 듣는 「후배들」이 있는 세상 또한 아름답다.
영화비수기인 4월 코아아트홀이 선정(?)한 영화는 맑고 따뜻한 「아메리칸 퀼트」다.
여성들의 꿈과 아쉬움을 상징하는 「퀼트」(미국식 헝겊조각 깊기)를 모티브로 하여 나이는 들었지만 여전한 「여성」인 노인들의 여섯가지 과거와 젊은 여성의 현재가 씨줄 날줄처럼 엮여 있다. 청순한 매력의 위노나 라이더가 노인들로부터 인생을 배우는 젊은여성핀으로나온다.
원작은 미국 여류작가 휘트니 오토의 베스트셀러. 호주출신 여감독 조셀린 무어하우스의 연출에 여성제작자 샌포드와 필스버리가 합세해 「여성에 의한 여성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대학원생 핀은 사랑하는 샘과 결혼을 약속했는데도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못하고 방황하는 26세의 여성. 어린 나이에 결혼했지만 사랑이 식어 일찌감치 헤어진 부모에 대한 기억이 그의 선택을 가로막는다.
여름방학을 보내기 위해 교외에 있는 할머니집을 방문한 그에게 여섯가지 사랑의 「퀼트」가 다가온다. 형부와 사랑을 나눈 하이와 그의 언니 글래디의 갈등, 가정의 울타리안에 젊음을 묻고 만 다이버 소피아, 바람둥이 화가와 결혼해 평생 불행을 안고 산 모델 엠, 백인 주인 아들과 짧은 사랑, 긴 이별을 나눈 흑인 안나 등.
이들은 핀의 방황에 대해 아무런 「충고」도 하지 않지만 자신들의 추억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한다. 『인생은 단 한번뿐이란다』 『인생에 원칙은 없다. 본능에 따르되 용기가 필요하지』
오는 26일 코아아트홀과 시네하우스 예술관에서 개봉한다.
〈신연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