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뜨겁고 땅마저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여름철 한낮의 로스앤젤레스.
공사중인 도로위에는 차들의 행렬이 끝없이 늘어서 있다. 꼼짝도 않는 차 안에서 고장난 에어컨을 탓하고 있는 주인공 디펜스(마이클 더글러스). 우울한 표정뒤에는 회사에서 「잘린」(명예퇴직)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내로부터 이혼을 당한 사연이 숨어있다.
디펜스는 끝내 차문을 박차고 나선다.
우연히 손에 들어온 무기까지 든 그가 자신을 버린 사회에 맞서 벌이는 「일탈(逸脫)」이 영화의 중심줄기.
무기력한 삶과 반복되는 일상, 개인의 소외를 낳는 거대한 도시에 맞선 현대인의 절망과 일탈을 조엘 슈마허감독은 액션과 코미디의 형식을 빌려 그려내고 있다.
3년전 슈퍼주인으로 등장하는 한국인을 비하하는 장면이 문제돼 국내 개봉이 안됐던 작품. 마이클 더글러스와 그를 쫓는 경찰 역의 로버트 듀발이 벌이는 연기대결도 눈여겨볼 만하다. 19일 명보극장 개봉.
〈김경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