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서씨 자서전 「코미디위의 인생」펴내

  • 입력 1997년 4월 23일 09시 07분


『웃음에는 「명퇴」가 없습니다. 죽는 날이 바로 은퇴하는 날입니다』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씨(72)가 웃음에 죽고 웃음으로 살아온 삶을 풀어놓은 자서전 「코미디 위의 인생」(석필)을 출간했다. 해방되던 해 「태평양가극단」을 시작으로 악극단 시절과 「막둥이」로 불리던 전성기의 에피소드, 그리고 자신의 「코미디 돋보기」를 통해 본 세상 사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특히 「눈물젖은 두만강」의 가수 김정구, 「후라이보이」 곽규석, 「비실이」 배삼룡, 「살살이」 서영춘, 「합죽이」 김희갑 등 당대에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중문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온 코미디 스타에 대한 인물평과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가 눈길을 끈다. 구씨는 요즘 MBC 「웃는 세상 좋은 세상」에 출연하며 새벽 2시까지 이어지는 녹화를 소화할 정도로 「젊음」을 과시하는 「영원한 막둥이」다. 『악사가 모자라니 딱 사흘만 해달라』는 제의로 코미디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오부자」 「애정파도」 「웃으면 복이 와요」 등 스크린과 TV 코미디를 오가며 활동해 왔다. 그는 『웃음에 평생을 바쳐온 코미디언들의 공연 모습이나 TV자료 등 우리 코미디사를 정리할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었다』며 『더 늦기 전에 기억을 되살려 무대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보는 이는 웃어넘기지만 보이는 사람은 몇곱절 노력이 필요한게 코미디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개그는 지나치게 말장난에 의존해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그는 『평생의 웃음철학이 담긴 정치와 시사풍자 코미디를 해보는게 마지막 욕심』이라고 말했다. 반백년을 코미디로 살아온 「웃음의 노병」답게 『아직 마흔아홉이니 시간은 충분하다』고 유머펀치를 날린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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