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키드」인 10, 20대 초반에게 스타는 최고의 우상이다. 스타가 연출해내는 가상현실에 따라 울고 웃으며 머리모양 옷차림조차 닮고 싶어하는 「TV키드」의 소망은 스타를 직접 만나보는 것. 물론 쉽지 않다. 그런데 어느날 스타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어느 광고카피 그대로다. 「당신의 꿈이 이루어집니다」….
스타와 일반인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지난해 10월 시작한 KBS 2TV의 「TV데이트」.
매 주 화요일 방송하는 이 프로그램은 스타와의 만남을 원하는 신청자가 한 주에 3만여명에 달할 정도이다. 나상엽PD는 『친구들 1백명의 서명을 받아 신청엽서를 보내는가 하면 스타를 만나고 싶어하는 자녀를 보다못한 부모가 대신 신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56명의 스타와 팬들이 데이트를 했다. 초반에는 성악가 조수미, 손학규 보건복지부장관 등 각계 유명인사들과의 만남이 폭넓게 마련됐지만 갈수록 양파 안재욱 등 「TV키드」가 열광하는 탤런트와 가수로 좁혀지고 있다.
출연할 스타가 결정되면 제작진은 매 주 토요일 신청자가운데 스타와 데이트를 할 사람을 공개선발한다. TV출연에 적당한 「끼」를 갖춘 신청자를 주로 뽑다보니 「짜고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 1월에는 PC통신에 토론방이 열리기도 했다.
이와는 달리 매 주 수요일 방송하는 SBS의 「스타가 당신을 찾아간다」에서 스타는 감동을 안겨주는 「선물」의 역할을 맡는다.
골수이식수술을 앞둔 환자를 가수 엄정화가 찾아가 격려해 주거나 엄마의 재혼을 낯설어 하는 아이를 위해 MC 이본이 직접 생일상을 차려주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은 오는 30일 끝나지만 SBS는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월요일로 옮겨 진행할 계획이다. 두달전 시작한 KBS의 「스타, 우리가족」은 연예인에게 아예 언니 삼촌 등의 호칭을 붙여 신청자와 한 가족을 이뤄 퀴즈게임을 하게하는 프로그램.
이같은 프로그램들은 스타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기도 하지만 출연자들이 단지 옆에서 구경을 하거나 스타의 상품성을 돋보이게 할뿐, 들러리 역할을 면치 못할 때도 많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스타와의 「참된 만남」은 불가능한 현실. 그러나 오늘도 「TV키드」는 스타를 좇는 꿈을 꾼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