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존재만으로도 가족 모두를 든든하게 해주던 우리들의 아버지. 그러나 불황과 명예퇴직 바람속에 오늘날 아버지들의 어깨는 처져만 간다.
KBS와 EBS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7,8일 이틀 동안 아버지의 「자리」를 다시 한번 생각케 하는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7일 밤10시 KBS 1TV에서 방송하는 「아버지」는 「사람과 사람들」 제작진이 고개숙인 아버지, 희생하는 아버지, 전통적인 엄부 등 아버지들의 여러 모습을 담아 낸 다큐멘터리. 지난해 여름 대기업 총무부장직에서 물러나 재기를 위해 두부가게를 차렸던 손원석씨(48). 금쪽 같은 투자금을 절반가량 날리고 손을 털었다. 다시 건강식품 사무실을 차렸지만 잘 풀리지 않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고3입시생인 외아들도 덩달아 공부가 잘 되지 않는다.
아내와 사별한 뒤 혼자서 1남1녀를 키우며 엄마와 아빠역할을 동시에 해내고 있는 소방관 이규섭씨(44), 7년동안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외로움을 견디고 있는 기아자동차 아산공장 주임 강낙원씨(48)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않는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남 완도의 신형수씨(70)가 평생 꼼꼼하게 써온 가계부에는 김 미역 다시마를 따면서 3남6녀를 키워낸 아버지의 땀이 배어있다.
EBS가 8일 밤8시에 내보낼 「달라진 세상, 우리의 아버지는?」은 아버지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명한 옴니버스형 다큐다.
첫번째 「사랑 하나」는 신세대들에게는 고리타분하고 이해할 수 없는 낡은 풍습으로 비쳐질 시묘(侍墓)살이를 1년째 하고 있는 박종근씨(66)의 모습을 담았다.
「사랑 두번째」는 아버지 없이 사는 아이들을 통해 아버지의 자리를 역으로 되짚어보는 이야기. 서울 신월동에 있는 SOS마을에서 버려진 아이들을 키워 온 처녀엄마 이아가다씨(48)를 통해 아버지의 손길과 사랑이 얼마나 크고 절실한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그렸다.
마지막 「사랑 세번째」는 신세대 아버지인 소아과의사 김동현씨(35)가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일상을 보여준다. 아버지는 더이상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내는 초인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구성원중의 한 사람일 뿐이라는 달라진 모습을 담았다.
〈김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