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고 좋은 게 분명해야 속이 시원한 당신과 늘 상대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배인 듯한 그 사람과는 아주 짝자쿵이 잘 맞는 사이가 될 것 같네요…」.
정말? 중2 정은이는 날아갈 듯 기쁘다. 나이차이가 12년이나 난다지만 뭐 어떠랴. 탤런트 안재욱과 「찰떡궁합」이라는데.
「두 사람은 그저 가벼운 친구 사이로 만족하는 게 좋겠어요. 에구에구! 안 맞는다 안 맞는다 해도 이렇게 서로 안 맞을 수가 없어요…」.
휴우. 고3 희준이는 온 몸에 힘이 쭉 빠진다. 평소 짝사랑해오던 동갑내기 가수 양파와 궁합이 이렇게도 안 맞다니.
궁합을 보기 위해 사주를 적은 종이를 싸들고 미아리 점집을 찾는 것은 구세대. 신세대는 컴퓨터 자판을 몇 번 두드려 생년월일시를 입력하는 것으로 간단히 끝내버린다.
㈜포인트라인이 올해부터 컴퓨터통신 하이텔 유니텔(이상 go saju) 천리안 나우누리(이상 go dosa)에 제공하는 「사주미팅」서비스. 신상명세를 밝히고 회원으로 등록한 뒤 회원들 중 궁합이 맞는 짝을 찾을 수도 있고 재미삼아 스타들과의 궁합을 맞춰볼 수도 있다.
스타들과의 궁합은 주로 10대들이 선호하는 메뉴. 회원으로 등록하지 않고도 볼 수 있어 가벼운 호기심으로 찾는 10대들이 많다.
궁합을 맞춰볼 상대는 안재욱 정우성 김희선 고소영 등 인기연예인, 이승희 이소라 김소연 등 유명모델, 박찬호 우지원 전희철 등 스포츠스타를 포함한 2백여명. 스타 리스트에서 아무나 찍으면 두 사람의 성격과 궁합을 분석해놓은 글이 곧바로 화면에 뜬다.
「별은 내 가슴에」의 스타 안재욱의 인기는 컴퓨터 궁합에서도 뜨겁다. 벌써 8주째 궁합 상대역 순위 1위. 1주일에 3백명 정도가 71년 9월 12일생인 안재욱과 궁합을 맞춰보고 간다. 은퇴한 지 1년이 넘은 가수 서태지가 3, 4위를 꼬박꼬박 지키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
여자 연예인 순위에서는 탤런트 김희선과 고소영이 몇 주째 치열하게 1위 다툼을 하고 있다.
사주미팅 회원들끼리 궁합을 맞춰본 뒤 서로 사귀는 경우도 적지않다. 학력 키 형제관계 고향 취미 등의 신상명세를 띄워놓으면 자신과 「찰떡궁합」인 회원들의 리스트가 나온다.
적게는 단 2명, 많게는 1백명의 신상명세를 훑어보고 이중 맘에 드는 회원에게 메일을 띄운 뒤 기다리는 것. 현재 프로포즈 메일 수신 최고기록은 93통을 받은 25세 여자회원이 가지고 있다.
사주미팅의 회원은 1만1천여명. 남녀의 비율은 대략 4대1정도로 20대가 가장 많고 10대가 그 뒤를 잇는다. 서비스 이용료는 분당 50원.
〈윤경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