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노래와 대화로 엮어낸 작은 콘서트」.
현란한 춤과 쉼없이 달려드는 외침(랩)에 열광하는 10대의 모습이 공연무대를 「장악」한 요즘, A&C(채널 37)의 「포엠 콘서트」는 차분한 문화적 향기를 실어나르는 프로다.
하덕규 박학기 한동헌 안치환 신형원 등 라이브공연에서 터질듯한 열정을 뿜어내는 「작은 대형가수」들이 단골로 나와 진솔한 대화를 곁들이며 한시간동안 무대를 꾸미고 있다. 또 TV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가수 이광조 이동원, 노동가요에서 벗어나 대중적인 음악인으로 나선 꽃다지도 독특한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여기에 어눌하면서도 꾸밈없는 말투가 매력적인 시인가수 백창우와 주로 서정적인 포크계열의 노래를 불러온 권진원이 이들의 무대에 감칠 맛을 더한다. 매주 목요일밤 9시 방송.
공중파와는 다른 케이블TV의 강점으로 전문성과 오락성을 꼽는다면 「포엠 콘서트」(연출 전일우 최승석)는 단연 A&C의 채널 이미지를 높이는 프로로 평가된다.
특히 대중문화에 관한 한 우리시대의 평균적 속도감이 고속주행을 넘어 「무한 질주」에 가까운 현실에서, 이 프로는 진득함의 미덕과 함께 휴식의 편안함을 안겨준다.
최근에는 방송제작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방송무대에 자주 섰던 음악인들의 목소리를 음반에 담기도 했다. 「흑백사진―이십세기 마지막 기억에 관한 인상깊은 노래들」이란 제목아래 「꽃사러 가는날」 「신놀부뎐」 「가뭄」 등 12곡을 실었다.
제작진은 또 현장무대도 준비중이다. 한국 포크음악 40년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총정리하는 「A&C 포크페스티벌」을 8월에 개최한다는 알토란같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