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금엉금 기어다니다가 어느날 우뚝 선다. 환한 웃음을 짓더니 급기야 『엄마, 아빠』를 또박또박 외쳐대는 아기. 여간 사랑스럽지 않다.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미운 다섯살」 이후로 부모들은 TV를 「애기보기」에 활용하기 시작한다.
특히 엄마들이 설거지와 남편 혹은 자신의 출근준비로 바쁜 아침시간에는 「TV유치원 하나둘셋」 등 어린이프로는 유모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뽀뽀뽀」(MBC), 「딩동댕유치원」(EBS)과 함께 16년을 넘기며 「애기보기」에 충실한 이 프로는 하나언니(이현경)의 호령으로 신나는 깡깡총체조를 시작, 애니메이션과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한 글자와 숫자설명 등으로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 프로는 매일 하나의 주제를 정해 집중적으로 다루는 진행방식이 돋보인다.
9일의 주제는 보물. 개그맨과 연극배우가 연기하는 붕붕아저씨 깔깔마녀 등이 인형들과 함께 여러가지 상황을 설정, 보물을 쉽게 설명해준다. 애니메이션과 인형극을 결합한 「아기기차 토마스」도 곁들인다.
드라마와 쇼 등 성인오락물 틈바구니 속에 어린이프로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게 마련. 연출자 나혜경PD는 「유아교육에 관한 현장실무 경험이 있는 자문연구팀 등의 필요성」도 지적한다. 그나마 제대로된 「애기보기」의 효과를 위해서라도 「TV유치원…」 등에 대한 방송사와 부모의 관심이 절실해 보인다.
〈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