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8군에 근무하는 여군 신디 와일드(26). 그의 또다른 이름은 전미옥이다. 두 이름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열두살 나던 지난 84년 군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지내던 미옥이 미국으로 입양을 떠났다. 신데렐라를 줄인 이름, 신디로 불리며 한국을 잊어갔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가면서 신디는 고국과 부모를 향한 그리움을 갖게 됐다.
고교졸업선물로 양부모가 고국여행을 선물하자 신디는 한달음에 달려왔고 자신이 자랐던 어린이집을 찾아 석달동안 「동생」들을 보살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신디가 무조건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는 결심으로 군에 지원한 것은 92년. 하지만 4년간 소말리아와 아이티내전을 치르고 지난해에야 한국에 배치됐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뿌리찾기.
그러나 3,4세 이전에 지냈던 어린이집은 지금 사라졌고 어렵게 찾아낸 관계자들도 큰 도움이 안돼 아직까지도 어머니를 못찾고 있다.
다만 원래 이름이 하성은이라는 사실과 유애란 고남미라는 또다른 이름으로 지냈던 시절 등을 되짚으며 부모찾기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근무도 계속 연장할 생각이다.
『지금 난 내 인생을 찾아가고 있고 행복하다. 다만 나와 닮은 사람을 확인하고 싶고 나를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신디의 뿌리찾기를 따라간 카메라는 입양아 수출대국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뚜렷이 담고 있다.
〈김경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