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대통령후보 TV토론회 준비에 한창이다. 여야 3당은 28일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 29일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 30일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 순으로 열리는 대선후보 첫 TV토론회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 전담팀까지 마련,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국당 이대표는 26, 27일 시내의 한 호텔에서 거의 두문불출하며 TV토론을 준비했다. 이대표는 지난 24일 예산재선거와 포항보궐선거가 끝난 뒤 다른 일은 제쳐두고 TV토론준비에만 매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이전의 TV토론은 당내 경쟁이었지만 이제부터는 「관록의 2김」과 대결하는 것이라 신경이 많이 쓰인다는 게 이대표측의 얘기다.
이대표의 측근들은 27일 여의도 후원회 사무실에 모여 마지막으로 점검작업을 벌였다. 한 측근은 『경선전의 TV토론에서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경제와 통일안보 관련 비전과 정책대안을 집중적으로 보강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야당의 두 김총재에 비해 다소 여유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에 따라 이미지 보완을 위해 농담까지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 김총재는 27일 대림동 스튜디오에서 비공개 리허설을 가졌다.
이날 김총재는 朴智元(박지원)특보와 김한길의원, CF감독인 윤흥렬씨 등 TV대책반으로부터 제스처 말투, 나아가 옷맵시까지 코치를 받았다.
측근들은 이번 TV토론회 전략의 핵심은 「리얼 DJ」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으로 꾸밈없고 솔직한 답변을 통해 김총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겠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또 이번 토론회를 정책토론으로 유도해 「준비된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전략. 그는 黃長燁(황장엽)파일, 북한의 식량난문제, 기아그룹 사태 등 현안에 대한 답변준비를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 김총재는 27일 당사 총재실에 임시 스튜디오를 마련해 놓고 카메라를 직접 마주한 채 실전연습을 했다. 측근들은 이날 김총재에게 「짧고 분명한 답변」을 요구했다. 김총재가 그동안 TV토론에서 일부 곤혹스런 질문에 모호한 답변을 해 점수를 잃었다는 지적 때문이다.
김총재는 25, 26일에도 저녁 늦게까지 당사에 남아 「벼락공부」를 했는데 경제 및 정보통신관련 용어나 통계 신조어 시민단체활동상 신세대문화 등 취약점을 보강했다.
또 소장파모임인 「JP그룹」은 「최악의 질문, 최선의 답변」자료를 마련, 과거 전력이나 나이문제 등 곤혹스런 질문을 유연하게 피해가는 요령을 공부시키기도 했다.
〈박제균·이철희·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