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장을 좌우해온 스타 PD들을 중심으로 프리랜서 선언과 「합종연횡」의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지각변동의 진원지는 MBC 「별은 내 가슴에」의 연출자 이진석PD.
「아파트」 「호텔」 등을 연출한 그는 「별은 내 가슴에」로 일약 시청률메이커가 됐다. 그는 영화 「체인지」로 영화계에서도 「상품성」을 인정받아 경쟁사들이 눈독을 들여왔다.
이PD는 최근까지 성원그룹 계열의 프로덕션 「아세아네트워크」와 협상을 벌여왔다. 이 때 거론된 그의 「몸값」은 7억∼8억원. 성원측은 이 PD와 함께 SBS의 O씨, J씨 등 중견PD의 동시영입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패키지」는 이PD가 막판 MBC측의 집요한 설득으로 프리랜서 선언의 시기와 방법을 바꿈으로써 무산됐다.
이PD는 『돈만 따진다면 아세아네트워크행이 유리하지만 MBC와의 관계 때문에 일단 결정을 유보했다』며 『회사와 협의가 끝나는 대로 10월에 프리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퇴사한 뒤 내년초 MBC프로덕션의 작품을 연출하는 「절충형」 독립으로 편당 연출료를 받게 된다는 얘기.
「LA 아리랑」 「천일야화」의 김병욱PD는 최근 SBS를 그만뒀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현재 아시아네트워크와 작품당 연출자로 계약한 상태.
이밖에 「애인」 「신데렐라」 돌풍을 일으키며 드라마 흥행의 귀재로 떠오른 이창순PD와 SBS의 한 중견PD도 외부 영입의 표적이 되고 있다.
주변의 「입질」로 스타PD들이 동요하는 가운데 앞으로 홀로서기에 나설 PD들이 이미 프리랜서로 활동중인 「독립군 PD」와 겹합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아들의 여자」의 이관희PD는 「사랑할 때까지」의 실패로 삼화프로덕션과 결별했고 김종학 고석만PD도 부진한 상태여서 이들의 「뭉치기 전략」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트콤 「미스&미스터」를 제작 중인 아세아네트워크의 윤인섭PD는 『프로덕션은 드라마와 쇼오락을 함께 제작하는 능력을 갖춰야 신뢰도가 높아지고 사업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정은 다른 프리랜서들도 마찬가지. 최소 반년에서 1년 이상 걸릴 정도로 제작기간이 긴 데다가 자본도 부족해 한 작품만 실패해도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SBS의 한 중견PD는 『과거의 필마단기(匹馬單騎) 스타일은 한계가 많다』면서 『이제 3∼4명의 PD가 함께 프로덕션을 운영하는 형태가 자주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