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스페셜」
사랑하고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된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보는 평범한 생활의 밑그림. 그러나 정신지체인의 손에는 잡히지 않는, 이룰 수 없는 꿈이다.
정신지체인의 성과 결혼을 다룬 「그들의 사랑할 권리」. 경북 안동의 한 장애인 시설에는 2년여전 주변의 도움과 축복 속에 결혼한 정신지체 장애인 부부 6쌍이 살고 있다.
정상인인 시어머니는 부족한 아들 학수씨와 결혼한 며느리 영희씨가 아무리 말썽을 부려도 사랑스럽기만 하다. 태정씨는 남편 건규씨가 밥을 많이 먹는다며 사랑싸움을 벌인다.
이들은 지능지수 70 이하의 장애인들로 시설 내에 마련된 재활주택에서 살아왔다. 성과 사랑은 나누지만 아기는 낳지 않는다. 아픔이 대물림될까 두려워 출산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의 삶은 기실 「실험」에 가깝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신지체인들끼리 결혼해 사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프랑스에서는 30여년전부터 정신지체인의 성과 출산 등의 권리를 정상인과 똑같이 인정하고 있다. 정신지체인에 대한 교육 의료 재정 등 정부 지원과 함께 편견에 물들지 않은 사회의 따뜻한 눈이 있다.
정신지체시설의 니콜 프레뉴원장은 『정신지체인도 우리들과 똑같이 배가 고프고 성욕을 느낀다』며 『성 문제는 결국 이들을 인간으로 대우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