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들」
영화 「로렌조 오일」을 연상시키는 이야기. 실화에 바탕을 둔 「로렌조 오일」은 닉 놀테와 수잔 서랜든 주연으로 온 몸이 마비되는 희귀병에 걸린 자식을 구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벌이는 부모의 모습을 그렸다. 치료가 불가능풉만措 의학계의 진단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처절한 노력을 기울여 결국 새로운 치료약을 개발했고 「로렌조 오일」이라 이름했다.
성남시 서현초등학생 정민석군(12)은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밝은 학생이었으나 지난 해부터 신경질이 늘고 말이 없어지더니 손동작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어머니 유명화씨(42)는 정밀진단결과 『간 지방산의 과다축적으로 뇌 백질이 점진적으로 파괴되고 있으며 치료약이 없다』는 벼락같은 소리를 들었다. 아들은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이다. 「로렌조 오일」을 빌려다 본 유씨는 영화속의 증세가 민석군과 일치한 것을 알았다. 유씨는 백방으로 노력해 결국 미국 케네디 아동연구소에 연결이 됐다. 케네디 아동연구소측에서는 민석군이 미국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후 체질에 맞는 처방을 하면 병의 진행을 멈출 수 있다는 연락을 해왔다. 유씨와 아들 민석군은 이같은 연락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
절망을 이겨나가려는 모습이 안타까움과 초조함을 전해준다. 극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 보는 이의 애를 태운다. 현실은 그 어떤 소설이나 영화보다 더 극적일 수도 있다.
〈이원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