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리뷰］ＫＢＳ슈퍼선데이 「서세원의 공포체험」

TV는 재미있어야 한다. 그러나 어떠한 성격의 재미인지가 문제다. 주말 버라이어티쇼인 「슈퍼선데이」2부의 「서세원의 공포체험, 돌아보지마」는 과연 이렇게까지 하면서 TV가 재미를 추구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돌아보지마」는 한밤중 숲속에 여자탤런트들을 데려가 갑자기 귀신이 나오거나 바닥이 푹 꺼지는 등의 공포체험을 하게 하고 숨겨놓은 카메라로 이를 촬영해 보여준다. 지난 여름 납량특집으로 시작됐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판단해서인지 고정코너로 자리를 굳혔다. 28일에는 「지난주 하이라이트」라면서 노영심이 출연했던 「돌아보지마」를 보여줬다. 물속에서 머리에 수박을 뒤집어 쓴 귀신이 불쑥 치솟아 오르자 노영심이 소리를 지르며 서세원에게 매달리는 모습, 토끼몰이하듯 노영심을 개집으로 몰아넣고 귀신이 개집을 들어올리자 노영심이 울며불며 싹싹 비는 모습 등이 「하이라이트」로 편집, 방영됐다. 고통스러워 보이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눈살을 찌푸릴 것같은데도 진행자들은 『우는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귀엽다』고 한마디씩 했다. 이날 출연자인 탤런트 임상아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등뒤에서 갑자기 귀신이 나타난다거나 마루를 갑자기 들어올리는 등의 과정에서 출연자가 놀라서 소리지르고 도망다니는 모습이 방송됐다. 이 코너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동기는 「남의 고통」이다. 남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웃으라는, 가학적인 쾌감을 겨냥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 특히 여자탤런트만 불러 괴롭히는 것을 통해 억지웃음을 자아내는 프로가 주말 저녁 온 가족이 모여있는 안방 공영TV에 방송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PC통신에서도 이 프로를 폐지해야 한다는 토론방이 생길 만큼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 『여성들을 초대해 공포체험을 시키는 것은 따지고 보면 이지메』 『완전히 새디스트를 위한 프로그램』등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공포를 유발하는 방법에서도 뻔한 구성이 계속 반복돼 소재가 바닥난 것이 드러나 보인다. 이제 그만둘 때도 되었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