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일요스페셜 「세계는 왜 재즈에…」
23일 밤 방영한 KBS 1 「일요스페셜―문화상품시대 세계는 왜 재즈에 열광하는가」는 재즈에 대한 풍성한 자료로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한국에서도 재즈 바람은 있으나 재즈 역사나 거장들의 활동 사진을 보는 게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프로는 재즈의 발생과 성장사, 철학적 토대와 연주인들에 대한 상세한 소개로 팬들의 흥미를 이끌어냈다.
「일요스페셜」이 소개한 내용중 스패즘 밴드나 재즈 대중화의 바탕을 닦은 루이 암스트롱의 사진, 올해 뉴올리언스 재즈 축제 등은 재즈팬들이라면 녹화해 둘만한 자료들이었다.
특히 주변의 소품을 두드려 음악으로 만드는 스패즘 밴드의 활동 사진은 재즈의 원초적 성격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이고 뉴올리언스 재즈 축제에 팬들이 모여 즉흥적으로 추는 춤도 재즈의 대중성을 짐작케 해주었다.
또 웰레스 데븐포트 등 연주인들이 『재즈의 매력은 악보가 없고 즉흥적 느낌을 앞세우는 자유 정신』이라고 소개한 재즈의 철학도 초보 팬들로서는 새로운 대목이다.
그러나 정작 의아스러운 것은 이 프로의 부제를 「문화상품시대―세계는 왜 재즈에 열광하는가」로 정한 점이다.
우선 재즈의 세계적 열풍에 대한 사례가 부족했고 「세계화」에 대한 동인(動因)도 정돈되지 못했다.
미군의 해외 파병에 이어 미국 정부가 거장들의 순회공연을 적극 지원했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논리가 치밀하게 전개되지 못했다.
재즈의 세계화와 문화 상품화를 강조할 게 아니라 차라리 재즈의 과거 현재 미래 따위로 붙였다면 더 솔직했을 듯하다. 물론 경제 불황의 여파가 음반 시장에도 깊숙이 미치는 이 시기에 「왜 재즈인가」라는 의문도 남지만….
〈허 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