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리뷰］ＭＢＣ「복수혈전」／뒷골목세계 미화에 혈안

「복수혈전」. 지난 2일 첫방영된 MBC 새 미니시리즈의 제목이다. 살기등등한 「간판」은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 4자성어로 된 홍콩 누아르의 냄새를 짙게 풍긴다. 간판 뒤의 내용은 어떨까. 청부살인의 임무를 띤 폭력배들이 각목을 마구 휘두르자 건달 준호(안재욱)의 멋진 액션이 펼쳐졌다. 건달에서 영웅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2회 연속 방영된 이 드라마는 주먹질과 깨지는 병, 부러지는 각목 등을 쉴새없이 토해냈다. 혈전으로 부족했을까. 선정적 샤워신에 고춧가루 고문, 가스총까지 화면에 등장했다. 카메라는 드라마의 무대인 호화 호텔과 고급 클럽, 화려한 미용실을 수시로 비춘다. 그러면서도 사랑과 의리, 웃음이라는 당의정으로 자극적 볼거리만 가득한 드라마를 그럴듯하게 포장한다. 여자 꽁무니나 쫓아다니는 건달은 어느새 「별은 내 가슴에」의 멋진 모습에다 화려한 액션이 겹쳐 영웅으로 재탄생했다. 폭력배의 보스인 쌍칼은 『세대교체는 시대가 요구하는 역사의 필연』이라는 식으로 계산된 웃음을 만들어냈다. 시청률을 의식한 MBC 드라마의 뒷골목 선호도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영웅반란」의 소도시 건달(차인표)이 「영웅신화」의 정치깡패(장동건)로 바뀌었다. 그리고 한술 더 떠 결정판 「복수혈전」이 탄생한 것이다. MBC는 이 드라마의 개봉 장소를 착각한 것 같다. 10대가 주시청자층을 구성하는 미니시리즈 시간대의 안방극장과 시중 극장을 혼동한건 아닌가.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