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DJ로 「당선」시킬까』
대통령선거는 끝났지만 드라마의 「캐스팅 선거」는 지금이 한창이다.
내년초 방영되는 SBS 정치드라마 「3김시대」의 연출자 고석만PD는 요즘 DJ(김대중)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룬다.
3김씨가 드라마의 「실세」인데다 특히 어떤 연기자가 DJ로 출연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고PD는 『YS(김영삼) JP(김종필) 등 주요 배역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는데 DJ에서 막히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방송가 안팎에서 하마평에 오르는 DJ 후보만 10여명에 이른다. 이들중 탤런트 백윤식과 민욱은 「경력후보」. 백윤식은 92년 MBC 「제3공화국」에서, 민욱은 96년 SBS 「코리아 게이트」에서 DJ로 출연했다.
두 후보는 DJ역에 익숙하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치명적 약점도 있다. 백윤식은 젊은 시절 DJ의 모습과 닮았으되 KBS2 「파랑새는 있다」에서 사기꾼 백관장역으로 출연한 게 감점 요인이다. 민욱은 일부 연예인들과 함께 이번 대선에서 DJ를 공개적으로 지지, 「드라마적 재미」를 떨어뜨린다는 평가.
○…드라마의 「대선」은 유권자의 표로 당락이 결정되는 현실정치와 달리 PD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드라마를 통해 정권인수의 「칼자루」를 쥔 고PD는 △외모에서의 닮은 꼴 △평소 이미지 △정치적 소신 △연기력과 스케줄 등을 캐스팅 기준으로 제시한다.
그는 『「3김시대」는 최근 방영된 찬사 일색의 「신용비어천가」류 프로가 아니라 현대사의 주요 인물에 대한 「드라마 청문회」』라며 『그래서 선택이 더욱 어렵다』고 했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