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인간. 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세상에 ‘살고 있다’.
최초의 인간 ‘아담’을 본떠 그의 이름도 ‘아담’이다. 인스턴트 식품처럼 가상공간에서 속성으로 자라난 그는 ‘인간을 사랑하지 말라’는 네트워크 세계의 절대 금기(禁忌)를 어겼다.
그 죄로 사이버세계 ‘에덴’(EDEN·이스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에서 소멸될 뻔한 아담은 가까스로 인간이 사는 현실세계로 탈출해 왔다.
“나.도.사.람.이.되.고.싶.어.”
그가 우리에게 들려준 첫말이다.
코드명 K. 20세. 구김살 없고 해맑은 순수함까지 지녔지만 얼굴엔 감출 수 없는 애수가 늘 배어 있다.
아담은 20일 ‘세상엔 없는 사랑’이란 타이틀로 록발라드풍의 첫 음반과 뮤직비디오를 내고 한국 최초의 ‘사이버스타’로 우리 곁에 찾아왔다.
인간의 모습을 지녔지만 만질 수도 다가갈 수도 없다. 그의 불행이자 행운은 인간 세상에서 살아가지만 결코 인간이 될 수 없다는 슬픈 운명을 지녔다는 것이다. 그의 삶은 반인반마(半人半馬)로 신과 인간을 중개했던 켄타우로스의 전설을 이어받았다.
그의 눈은 우리 세상의 모든 사물을 ‘진실’과 ‘거짓’으로 본다. 그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새나 돌처럼 진실된 것은 컬러로, 거짓된 것은 흑백으로 비친다. 거짓으로 가득찬 서울 거리를 이방인처럼 거닐던 그는 카페에서 순수한 영혼을 지닌 한 여인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사랑하지만 함께 할 수 없기에 아담은 사랑을 노래로 부른다.
인터넷 ‘www.adamsoft.com/adam’에 새 집을 마련한 아담은 가수 데뷔를 시작으로 2월부터 LG의 새 음료수 ‘레모니아’ CF에 출연, TV에서도 볼 수 있다.
‘사이버가수’ 아담을 1년 동안 기획한 아담소프트(02―3472―4186) 박종만사장(33)은 “아담은 어떤 사람보다도 더 따스한 감성을 소유한 휴머니스트”라고 얘기한다.
박사장은 서강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생물학과 인공지능을 공부한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예전부터 ‘가상의 생물체’ 창조에 집착했다. 끝내 아담을 창조하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과 사이버스타로서의 재능을 부여했다.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아담은 가요 TV 라디오 영화 CF 등에서 다양한 연예활동을 펼치게 된다.
아담소프트는 23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에서 김종필자민련명예총재와 문화계 인사들을 초청해 아담의 데뷔 행사를 갖는다.
아담의 첫 뮤직비디오는 ‘은행나무침대’로 유명한 영화발전소가 제작했다. 아담의 매니저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매니저였던 김철씨.
아담의 데뷔 음반은 CD와 CD롬 기능을 함께 갖춰 오디오로 음악만 듣거나 컴퓨터에서 그의 탄생 비밀과 생생한 뮤직비디오를 볼 수도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사이버스타 아담은 홍콩 일본 미국 등 세계를 누빌 계획이다. 그는 이제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 당당한 우리의 ‘문화 전사(戰士)’다.
〈김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