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아미스타드」,노예수송선 반란 그려

  • 입력 1998년 2월 13일 08시 37분


우리 극장가에는 흥행에 관한 두가지 징크스가 있다. 하나는 흑인 영화는 안터진다는 것이고 또하나는 법정 영화가 안먹힌다는 것이다. 14일 개봉하는 ‘아미스타드’는 두가지 다 해당되는, 흔치않은 영화다. 게다가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것이어서 더욱 귀추가 주목되는 작품이다. 스페인어로 우정이란 뜻을 지닌 아미스타드는 아이로니컬하게도 노예수송선의 이름이었다. 1839년 이 배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선상 반란사건을 소재로 하여 한낱 ‘재산’의 하나로 생각되었던 흑인들도 사실은 백인과 똑같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인간’임을, 그리하여 모든 인류는 동등한 우정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쉰들러 리스트’로 94년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스필버그는 ‘아미스타드’에서도 비슷한 주제와 스펙터클을 추구했다. 흑인들은 멘데어로, 그들을 위해 나선 백인들은 영어로 훌륭하게 의사소통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흑인들에게는 “해서는 안될…”이나 “본심은…”와 같은 말이 없다는 대목에서는 과연 무엇이 문명이고 무엇이 야만인지 다시 생각케한다. 그러나 흑인 주인공 싱케이가 어떻게 영어를 알았는지(?) “기브 어스 프리”를 외치는 모습, 관객으로 하여금 감동해야만 한다고 강요하는 듯한 웅변과 음악은 부담스럽다.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앤서니 홉킨스) 촬영 작곡 음악상에 노미네이트됐다. 〈김순덕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