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에만 몰두하는 마니아는 대중문화의 첨병이자 흥행을 좌우하는 ‘입소문’의 주역.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예리한 감시자로 통한다. 그래서 마니아의 행동 분석은 문화연구의 좋은 탐색거리다.
그룹 ‘인공위성’의 양지훈이 최근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 논문에서 마니아 특성에 관해 밝혔다. 제목은 ‘엔터테인먼트 제품의 품질인지과정에 있어서의 마니아 요소의 역할에 관한 연구’.
양지훈에 따르면 마니아는 제품을 자아와 결부시키기 때문에 자기 의견을 조직화하는 한편 의견을 선도한다. 특정 제품에 대한 평판을 형성, 구전효과를 부추기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음반구입에서도 가격보다 완성도를 더 따진다. 작곡가 프로듀서 편곡자 등 전문가적 입장을 면밀하게 검색하며 광고 인기순위 방송횟수 등 대중성에도 관심이 크다. 반면 비마니아는 작품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마니아는 새로움 신뢰성 섬세함 등에 비중을 두는 반면 비마니아는 화려함 편안함 시원함 친숙함 즐거움 등에 좌우된다. 양지훈은 최근 서울대 선후배와 ‘인공위성’을 재결성했다. 반주없이 노래하는 아카펠라 전통을 그대로 잇는다. 라이브는 19∼22일 서울 창덕궁옆 북촌창우콘서트홀. 02―763―9077
〈허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