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을 맞아 TV3사의 저녁 일일 연속극이 모두 새 옷을 갈아입는다.
다음달 2일부터 MBC가 새 일일 연속극 ‘보고 또 보고’(밤 8.30)를, SBS가 같은날부터 ‘서울탱고’(밤 9.00)를 선보이며 KBS1도 다음달 16일부터 ‘살다보면’(밤 8.30)을 방송할 예정이다.
어려운 시대분위기를 의식한 탓인지 세 드라마 모두 서민가족의 애환과 사랑을 중심으로 한 가족 드라마로 기획됐다. 지금까지 대가족의 우여곡절을 그린 가족 드라마(KBS1 ‘정때문에’), 복고풍 드라마(MBC ‘방울이’), 시대성이 가미된 멜로드라마(SBS ‘지평선너머’) 등으로 약간씩 다른 색깔을 유지해왔던 점에 비한다면 눈에 띄는 변화다.
KBS1의 ‘살다보면’은 자수성가한 아버지가 이끄는 ‘딸부잣집’의 이야기. ‘초원의 빛’에서 호흡을 맞췄던 작가 박지현씨와 박수동PD가 이번에도 손을 잡았다. 탤런트 주현과 나문희가 부모로 출연하며 김영란 이휘향 박성미 박지영 등이 말썽 많은 딸들의 역할을 맡았다.
MBC의 ‘보고 또 보고’는 영악하지만 밉지 않은 종합병원 간호사와 그 가족의 이야기. ‘마지막 승부’의 장두익PD가 메가폰을 잡았다. 간호사 역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김지수가 주인공을 맡고 정보석이 짝으로 나온다. 주말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에서 코믹연기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원숙이 감초 연기를 선보일 예정.
SBS의 ‘서울탱고’는 ‘당신이 그리워질때’‘바람은 불어도’ 등으로 KBS 일일극의 기틀을 잡았던 이영희PD가 만든다. 작가는 ‘꿈의 궁전’을 쓴 윤정건씨. 가구수리점을 경영하는 가족과 ‘처녀가장’가족의 애환을 경쾌한 터치로 그릴 예정이다. 송재호와 배종옥이 각각 가장으로 나오고 ‘꿈의 궁전’에서 코믹연기를 선보였던 이응경이 이번에도 비슷한 역할을 맡았다.
이들 드라마는 소재가 획기적이지도, 이야기가 강렬하지도 않으면서 평범한 일상의 편린들을 조합해 ‘내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특징.
다만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니라 얼마나 현실감있게 시청자들의 정서에 밀착해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이번 일일극 3파전의 승부를 가르는 잣대가 될 것 같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