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편성 새드라마,겹치기 출연…시청자만 혼란

  • 입력 1998년 3월 8일 21시 29분


의욕적으로 봄단장을 한 각 방송사 드라마. 하지만 연기자들이 비슷한 역할로 서로 다른 드라마에 겹치기 출연,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SBS일요시트콤 ‘LA아리랑’에서 부부로 나오는 이영범 노유정. 실제 부부인 이들은 신설된 SBS일요시트콤 ‘순풍 산부인과’에서도 부부로 출연,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LA아리랑’에서 천방지축 화이트칼라 역을 하는 김찬우는 ‘순풍산부인과’에서도 닮은꼴 역할을 맡았다. MBC 월화드라마 ‘사랑’에서 불륜커플로 나오는 김지수 정보석. 같은 채널 새 일일극 ‘보고 또 보고’에서는 불륜이 아닌 정상적 연인으로 나온다.

방송가에선 “한 연기자가 여러 드라마에서 비슷한 배역을 맡는 것은 자신만의 개성있는 이미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시청자에게 혼란을 주는 안일한 제작태도라는 지적이 높다.

비슷한 배역은 아니더라도 한 연기자가 여러 드라마에 중복 출연하는 현상도 심하다. SBS일일극 ‘서울탱고’에서 중고가구점 주인으로 나오는 김무생은 몇분 뒤 KBS 월화드라마 ‘맨발의 청춘’에선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등장한다. 일요일 오전 ‘전원일기’의 회장님 최불암은 저녁이면 ‘그대 그리고 나’에서 ‘선장님’을 한다.

한 방송관계자는 “시간에 쫓기고 시청률 압박을 받는다는 이유로 안심할 수 있는 연기자만 캐스팅하려는 제작진, 여기에 ‘아무 작품이건 불러만 주면 한다’는 탤런트들의 자세가 맞아떨어져 빚어지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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