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말 심장병어린이 돕기 성금유용 의혹에 휩싸여 연예계를 떠난 뽀빠이 이상룡(55). 어린이와 군장병의 친근한 벗이었던 그는 요즘 재기를 위한 몸부림으로 분주하다.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감옥에서 얼마나 고생했느냐’고 물을 때 가장 괴롭습니다. 다들 제가 유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더군요.”
사실 그의 성금유용 의혹사건은 지난해 2월 서울지검에서 무혐의 불기소처분으로 일단락됐다. 법적으로 면죄부를 받은 셈.
이 사건후 한때 산에 들어가거나 이민가버릴 생각도 했었다는 그는 3일부터 충청전문대 스포츠외교학과 겸임교수를 맡아 자원봉사학을 강의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말부터는 대전MBC의 ‘주부가요열창’, 춘천MBC의 ‘매거진큐’를 진행중이다.
현재 서서히 ‘시금치 통조림 뚜껑을 따고 있는 단계’인 이상룡이 목표로 하는 것은 스스로 방송생활의 고향으로 여긴다는 군장병위문프로 복귀. KBS라디오 군위문프로인 ‘위문열차’의 진행자로 4월이후 복귀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위문열차’는 38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장수프로. 뽀빠이는 과거 이 프로를 20여년간 진행한 바 있다. 그만큼 애착도 강하지만 제작자인 국군방송측은 “아직 확정된 단계가 아니다”고 말한다.
지난해1월 막을 내린 ‘우정의 무대’의 부활여부도 관심거리. 뽀빠이의 퇴장 이후 슬그머니 막을 내린 이 프로에 대해 군 내부에서는 장병들의 사기진작에 크게 도움이 돼왔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뽀빠이를 ‘어린이의 친구’ ‘심장병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준 사회봉사자’라고 여겼던 사람들이 받은 충격이 너무 컸다.
“유무죄를 떠나 시청자 특히 어린이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특히 제 사건이 총선출마 권유를 거부한데 대한 김현철씨측의 보복극이었다는 주장을 편 것은 너무도 경솔한 행동이었습니다.”
‘마음고생으로 머리가 하얗게 세고 왼쪽눈 시력이 실명직전까지 떨어졌다’는 신세한탄이 안쓰러워 화제를 돌려 물었다. 실제로 시금치를 좋아하느냐고. “사실 시금치는 되게 싫어해요. 상추를 좋아하지요.”
뽀빠이 얘기가 나오자 풀어진 근육, 초로(初老)의 주름진 얼굴에 애들처럼 반짝 생기가 돌았다.
〈이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