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니콜슨(61)이 강박 신경증에 시달리는 ‘덩치 큰 어린애’역할로 상을 받음으로써 ‘아카데미상은 비정상인이면서 인간적인 사람을 좋아한다’는 속설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셈. 아카데미는 89년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먼 이후 91년의 제레미 아이언스를 제외하고 올해까지 9명의 ‘비정상적 캐릭터’에게 이 상을 안겨주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강박증 환자 연구를 꽤 많이 했다. 내가 해보인 연기는 극본에 없는 것이었다”며 치밀한 연구를 자랑하기도 했다.
69년 ‘이지 라이더’로 주목받기 시작한 니콜슨은 광기와 비틀린 열정으로 가득한, 사회부적응자의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이는 사생아로 태어난 불우한 성장배경, 고독하고 반항적인 성격으로 고교도 마치지 못한 채 MGM영화사 사환으로 영화판에 들어선 전력 탓으로 풀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어쨌든 니콜슨은 ‘이보다…’속의 강박증 환자 멜빈처럼 무대 위의 금을 밟지 않으려고 애쓰며 시상대까지 춤추듯 뛰어나와 폭소와 갈채를 한몸에 받으며 올해를 ‘잭 니콜슨의 해’로 만들었다.
〈김순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