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했던 거잖아. 또 재탕?”
MBC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이 흔들린다.
96년 첫방영 이후 다양한 소재와 색다른 포맷으로 젊은층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요즘 소재고갈, 잦은 출연진 교체로 인심을 잃고 있는 것. 최근 PC통신엔 새로 투입된 개그맨 이휘재가 어색한 경상도 사투리를 남발하며 재미를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이텔ID RAIN99를 사용하는 한 시청자는 “어울리지도 않는 사투리 연기와 억지 코미디를 ‘남3여3’에서 봐야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ID marian2a는 “소재가‘바람피우기’ ‘사람 오해하기’ ‘영화패러디’밖에 없나”라며 소재궁핍을 지적했다.
지난달말에는 극중 식품영양학과 대학생인 이휘재가 전공을 정치외교학과로 속여 얘기하는 장면이 나와 “특정학과를 비하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후 달라진 대학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채 출연진의 신변에 얽힌 해프닝이나 극중 안문숙의 카페에서 농담으로 시간보내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하지만 이런 시청자들의 비난여론은 시청자들이 그동안 ‘남자셋…’이 전해준 재미와 웃음을 아쉬워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전성기엔 20여분간 쉴새 없이 웃음을 선사해 젊은 시청자들의 ‘귀가시계’로 불리기도 했다. 또한 송승헌 이의정 등 많은 신예스타를 배출했고 할머니(김용림 분)나 교수(이경실)가 자연스레 젊은층과 어울리는 모습을 연출, 세대간의 조화와 융합도 보여줬다.
제작진도 종영시기를 놓고 고민할 만큼 방영기간이 길어져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지적은 현재 이 프로가 처한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2년 넘도록 1주일내내 방영된 프로가 시청자들의 ‘총애’만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승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