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은 TV토론을 통해 후보에 대한 야권의 공격을 약화시키는 계기로 삼는다는 복안인 반면 한나라당은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려 역전의 발판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국민회의는 현재 수도권 TV대책단장인 김한길의원과 정동영(鄭東泳)기획단장 등을 중심으로 TV토론을 준비중이다.
고건(高建)서울시장후보의 경우 행정전문가로서 서울시정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특히 청렴성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이 제기하고 있는 병역기피와 ‘환란(換亂)’책임공방에 대해서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면서 정치공세에는 정면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후보는 경제관료출신으로 경기도의 경제발전과 실업문제해결 등에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울 계획.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후보측이 제기하고 있는 환란책임과 가정문제 등 사생활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진실을 알리며 정면돌파한다’는 구상이다.
자민련의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후보는 19일 인천방송주최 TV토론에서부터 제1기 민선시장으로서의 업적을 집중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블TV를 운영중인 국민회의 서한샘의원이 TV유세대책팀장이다.
한나라당은 일찍부터 승부의 관건이 TV토론이라고 판단,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예상쟁점과 모범답안을 작성하고 예행연습을 하는 등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
최병렬(崔秉烈)서울시장후보는 고후보의 ‘해바라기성’ 처신과 병역기피 의혹, 김영삼(金泳三)정부 마지막 총리에서 여당후보로 변신한 점을 공격목표로 잡고 있다.
손학규후보는 임후보의 환란책임론과 관련한 ‘거짓말’을 물고 늘어질 계획이다. 안상수(安相洙)인천시장후보는 최기선후보의 기회주의적 탈당 행태를 꼬집을 예정.
이같은 상대에 대한 공격과 함께 강력한 추진력(최병렬후보), 정통한 지역사정을 바탕으로 한 비전(손학규후보), 경영마인드(안상수후보) 등 장점도 강조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여당후보들이 TV토론을 기피, 애를 태우고 있다. 또 투표 1주일 전에 찍을 후보를 결정하는 유권자가 60%선에 이르는데도 선거막판 3일에 TV토론이 몰려 있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게 한나라당 후보들의 공통된 항변이다.
한나라당은 TV토론 일정이 조정되지 않을 경우 상대후보의 결정적 약점을 막판 토론에서 폭로, 상대방이 해명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도록 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김차수·양기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