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뮤직 비즈니스잡지인 MBI(Music Business International)에 따르면 97년 우리 음반시장의 규모는 1백22억9천7백만달러. 세계 12위의 규모로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음반 수입국’ 신세. 그동안 가요의 해외시장 진출이 몇 차례 시도됐지만 성과는 미미하기 짝이 없었다.
최근 우리 가요로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두 음반 ‘트로트 팝(Trotpop)’과 ‘가요(Kayo)’가 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트로트팝’은 이른바 ‘뽕짝’으로 불리는 트로트에서 멜로디만 살리고 가사와 리듬을 재해석한 것이다.
기획사인 2클립스뮤직측은 “30년이상 사랑을 받아온 트로트의 멜로디는 외국인의 귀에도 매력적”이라며 “‘홍도야 우지 마라’식의 외국인의 감성에 맞지 않는 가사를 새롭게 바꿔 해외진출을 꾀했다”고 말했다.
‘Here I Am’은 쟈니 리의 ‘뜨거운 안녕’을 힙합 사운드로 재해석한 것. 원곡의 애조 띤 멜로디 속에 들리는 가사와 리듬감이 새롭다. 남진의 ‘가슴 아프게’는 유러 댄스풍의 ‘Love Is A Melody’로 바뀌었다.
두 타이틀곡은 3백20곡의 트로트 히트곡 중에서 선정됐다. 독일의 올리스 프로덕션이 제작을 담당했고 독일을 주무대로 활동중인 신세대 가수인 니코와 엑스엘 싱글턴이 영어로 노래를 불렀다.
두 곡을 중심으로 한 1차 앨범에 이어 6월경 ‘멍에’‘미련’‘애모’‘단장의 미아리 고개’ 등을 담은 ‘트로트팝 코리안 익스프레스’가 나올 출시될 예정. 국내 기획사가 판권을 가지며 유럽 배급은 BMG,아시아는 포니 케넌이 담당한다.
‘가요’는 비교적 최근의 히트곡들을 영어로 리메이크한 것. 재편곡 형태를 취했지만 ‘트로트팝’에 비해 원곡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다.
김수희의 ‘애모’,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 김종환의 ‘존재의 이유’, 노사연의 ‘만남’ 등 히트곡 10곡이 실렸다. 연극배우로 잘 알려진 윤석화가 ‘나뭇잎 사이로’를 불렀고 이현우도 자신의 히트곡을 직접 들려준다. 폴리그램이 제작, 해외배급도 맡았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