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방송(PSB)측은 최근 “우리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에 대한 TV중계권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면서 “경기수와 중계조건 등 세부 사항이 남아 있지만 곧 우리 선수들의 활약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박찬호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인천방송의 사례에서 보듯이 부산방송은 이종범―조성민카드가 지역방송의 만성적 경영난을 타개할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프로야구의 시청점유율이 50%를 쉽게 넘는 지역 시장의 특성도 감안됐음은 물론이다.
이같은 부산방송의 일본 프로야구 생중계는 비록 스포츠라고는 해도 일본TV가 찍은 방송용 프로를 우리나라 공중파TV가 받아들이는, 사실상의 TV개방과 다름없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일본의 대중문화개방이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공중파TV는 시청자들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 때문에 개방의 종착역으로 여겨져왔던 것이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 선수 몇명이 뛴다고 해도 그 프로는 엄연히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이라며 “아직도 매끄럽지 않은 일본과의 정서를 감안할 때 프라임 타임대에 일본야구를 3시간 가까이 생중계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KBS MBC SBS 등 TV 3사는 이같은 어려움 때문에 ‘욕심은 나지만’ 구체적인 접촉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일본TV프로라고는 해도 명백한 스포츠인데다가, ‘미국 메이저리그의 박찬호는 괜찮지만 일본의 이종범은 안된다’는 식의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현행 방송법의 틈새를 비집고 일본시청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일본 위성TV(OSB)가 이미 지역유선방송국(SO)과 중계유선TV를 통해 주니치의 경기를 생중계하고 있기도 하다.
부산방송의 한 관계자는 “박찬호 경기 중계를 독점하고 있는 인천방송과 달리 우리는 시청자에게 서비스한다는 차원에서 중계를 다른 방송사와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7,8개의 지역민방과 공동으로 중계하거나 KBS MBC SBS 등과 생중계를 분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