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수달남매」진실 의혹…주민『철조망 쳐놓고 촬영』

  • 입력 1998년 6월 15일 19시 53분


KBS가 지난달 24일 ‘일요스페셜’을 통해 방영한 ‘자연다큐멘터리―수달’을 둘러싸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을 다룬 이 프로는 강원 인제군 내린천에 서식하는 ‘수달 남매’의 성장기를 그려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 프로가 방영된 뒤 “철조망을 쳐 수달을 가둬 놓고 촬영했다” “자연산이 아니라 사육수달”이라는 제보가 이어지며 일부 장면이 연출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

인제군의 일부 주민들은 “지난 여름 수달이 자주 출몰하는 오류동 계곡 양쪽에 길이 50m정도의 철조망이 설치됐다. 어린 수달을 이곳에 방사했지만 철조망을 피해 달아났다”고 말했다. 기자가 현지 답사한 결과 방동1리의 오류동 계곡에는 철조망이 제거됐지만 굵은 철심과 막대, 철망 조각 등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KBS측은 “철조망을 설치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육수달을 촬영에 사용한 적은 없다”면서 “오류동 부분은 극히 적은 일부분이고 방송사의 자연다큐가 대부분 이 정도의 인위적인 촬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밀렵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수달을 철망 안에 풀어놓은 것이 주변의 오해를 산 것 같다”고 밝혔다.

〈인제〓김갑식·이헌진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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