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할리우드 「여름흥행」대공세…「아마겟돈」돌풍예고

  • 입력 1998년 6월 21일 20시 39분


세명의 골리앗과 이에 홀로 맞서는 다윗.

여름방학으로 최대의 성수기를 맞는 7월 극장가 판세도(版勢圖)다.

‘고질라’ ‘아마겟돈’ ‘시티 오브 엔젤’ 등 할리우드 영화 ‘빅3’가 극장가를 장악했고 7월에 개봉하는 한국영화로는 태흥영화사의 ‘세븐틴’이 유일하다.

할리우드 대작들의 여름극장가 점령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 그러나 올해는 점령의 규모가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이 커졌다.

27일 개봉하는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영화사의 ‘고질라’는 서울에서만 35개관(전국 65개관)에서 선보인다. 국내 영화개봉 사상 최대의 흥행수익을 올린 ‘타이타닉’의 서울 개봉관이 13개였던 것에 비한다면 엄청난 규모다.

전례없이 크게 벌리는 ‘고질라’상영전략에 대해 충무로 배급업자들은 “고질라가 엄청난 크기로 뉴욕에 이어 서울까지 초토화하겠다는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영화사측은 ‘고질라’를 배급하면서 극장측에 8주간 장기상영할 것과 영화 종영 한달후 수익금을 나누는 지금까지의 정산방식을 개봉후 한달단위로 바꿀 것을 요구, 극장가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고질라’와 맞붙는 터치 스톤 영화사의 ‘아마겟돈’ 서울 개봉관은 28개(전국 50개관). 개봉일인 7월3일까지 5,6개 극장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또 7월 17일 개봉할 ‘시티 오브 엔젤’도 서울에서 27개관을 확보해놓았다.

할리우드 대작들이 점령한 7월 극장가에서 홀로 싸우는 한국영화 ‘세븐틴’(7월17일 개봉)이 어느 정도의 흥행성적을 거둘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대한극장 등 서울에서 10여개 극장을 확보한 ‘세븐틴’은 ‘한국영화는 여름에 안된다’는 관례를 깨고 기획때부터 7월을 겨냥해 제작한 영화. 이태원 태흥영화사장은 “여름방학때 극장 안잡히면 구민회관을 빌려서라도 틀겠다”며 그룹 ‘젝스키스’를 총출동시키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할리우드 대작들의 극장 점령을 바라보는 영화인들의 눈길은 곱지 않다. 불과 세편의 대작이 서울시내 개봉관의 90% 가량을 차지함으로써 관객의 영화선택폭은 한결 줄어들게 됐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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